10일 볼보 대형 SUV 'XC90' 시승 두번째 페이스리프트 거쳐 진화 AI 비서 인상적…정숙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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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외관./김정규 기자
"아리아, 시승행사장으로 안내해줘."
운전석에 앉아 말을 걸자, XC90의 AI 비서 '아리아'가 곧바로 반응했다. 이윽고 티맵이 실행됐고, 차 안의 공조 장치도 목적지에 맞게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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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내부의 11.2인치 디스플레이./김정규 기자
볼보에 탑재된 AI 비서의 정확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잘못 알아듣는 단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이전보다 반응성과 응답성이 훨씬 더 좋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에어컨 22도로 맞춰줘", "집으로 가자", "전화 연결해줘" 같은 명령어에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서, 운전 중 손을 떼지 않고도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운전자 보조'가 느껴졌다.
'프리미엄 SUV'라는 정의를 넘어 사용자 말에 반응하고 움직이는 '가족형 스마트 파트너'가 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10일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140㎞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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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1열 모습./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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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측면 모습./김정규 기자
실내의 진화가 인상적이었다. 눈에 띄는 건 세로형 1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다. 기존보다 픽셀 밀도가 21% 높아지고 반응 속도도 두 배가량 빨라져 조작감이 훨씬 편해졌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글 OS 기반으로 구동되며, 수입차 최초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도 탑재됐다. 주행 중이 아닐 때에는 이를 통해 유튜브 영상 시청이나 웹 서핑이 가능하다. 국내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OTA로 반영해 현지화 완성도를 끌어올린 점이 주목할 만하다.
조수석 의자를 여유롭게 뒤로 민 상태에서도 성인 남성이 앉으면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로운 2열을 자랑한다./김정규 기자
제로백은 6.7초지만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도심 속에서 기민한 가속 반응을 보여준다. 특히 정체 상황이나 정속 주행 시 전기모터의 개입으로 더욱 정숙하고 효율적인 운전이 가능했다.
실내는 진정한 '패밀리카'의 조건을 갖췄다. XC90의 전장은 4950㎜, 휠베이스는 2980㎜로 공간이 여유롭다. 2열은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이 모두 가능하다. 3열은 단거리 기준으로 성인도 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가족 단위 여행이나 캠핑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승차감은 '안락함' 그 자체였다. 특히 에어서스펜션은 고속도로와 와인딩 도로를 넘나들 때마다 노면 충격을 매끄럽게 흡수했다. 가족이 탑승했을 때도 승차감의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큰 강점일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 여기에 파일럿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감지, 자동 브레이크 등 볼보 특유의 안전 기능은 운전자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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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후면부./김정규 기자
'가족이 함께 타는 차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볼보의 해답이 이 차 안에 집약돼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기존 XC90이 갖고 있던 고급스러움, 넓은 공간, 뛰어난 안전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 인터페이스와 실용성으로 다시 한번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대형 SUV 시장에서 이제 '스마트한 가족의 선택'이라는 이름표는 자연스럽게 볼보 XC90을 향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