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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솔루션 각축장…SK 울산CLX서 미래 제조업 청사진 그린다

[르포] AI 솔루션 각축장…SK 울산CLX서 미래 제조업 청사진 그린다

기사승인 2024. 09.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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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솔루션 제조 현장서 적극 활용
울산 CLX 현장서 사용하는 AI기술, 신뢰도↑
AI 검사 진단 시스템, 설비 관리 솔루션 등 사업화 작업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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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기업 딥아이(DEEP A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SK에서 쓰는 기술이면 그 자체로 마케팅 포인트가 됩니다"

SK이노베이션과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 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한 지역 AI 스타트업 딥아이의 김기수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SK의 제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라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수의 제조기업들에게도 신뢰를 받는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는 60년 전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방대한 데이터로 저장돼있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나갈 수 있었다. 2016년부터는 스마트플랜트로 전환해 나가면서 현장 디지털화를 발빠르게 추진했고, 이제는 '스마트플랜트'로서, 자체 기술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과도 협업한 기술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나가는 상황이다. 제조기업들이 모여있는 울산CLX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나아가 제조업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지난 24일 찾은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저장 탱크였다. 공장 사이사이를 잇는 파이프들과 거대한 장치들은 보였지만, 정작 근무하는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근무인원이 3000여명이고, 이중 1500명 이상은 4조 2교대로 공장에서 근무한다고 했지만, 설비 대부분이 자동화된 탓에 현장으로 근로자가 직접 내려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울산 CLX는 이제 AI 기술로 지능을 더해 진정한 '스마트플랜트'로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정창훈 SK에너지 스마트플랜트 추진팀장은 "6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디지털 전환으로 세대 교체에 대응하고, 안전성 상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원유의 제품화는 자동화됐고, 지능화하겠다는 의미로 '스마트 플랜트'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이후 데이터시스템 기반을 구축하고,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CLX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방대한 경험과 노하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보 기술(IT)을 융합하는 방식이다. 국내 IT기업이나 지역 기업들과도 여러 과제를 수행하면서 사업화까지 성공하기도 했다. 정 팀장은 "사업화는 당장 매출을 내고자 한다기 보다는 시스템 고도화 및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 AI기업과 협력해 세계 최초의 설비 검사 진단 AI 모델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지역 AI기업 딥아이(Deep AI)는 AI비파괴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 함께 사업화에 나섰다. 정유·석유화학 공장은 1년내내 가동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해 정비 여부를 파악하곤 하는데, 대표적 방법이 초음파를 통해 결함을 찾는 비파괴 검사로 주로 열교환기 검사에 활용된다.

열교환기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제품을 생산할때 온도 조절에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울산 CLX에만 7000기가 있고, 석유화학 산업단지 전체에는 약 3만기가 있다. 기존에는 전문가가 육안으로 초음파 검사 결과를 분석해야했지만, AI 를 활용하면서 정확도를 높이고 효율성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기존 검사 신호 평가 전문가와 비교 평가해서 비용 측면에서 50% 이상 절감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검사 시간면에서는 약 70% 절감 효과, 정확도 측면에서는 98% 신뢰할만하다는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설비진단 AI 모델 개발에 큰 역할을 한 것은 SK 울산 CLX만의 데이터 관리 방법이다. 김 대표는 "SK가 60년간 공장을 운영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미리 파악하고 축적해두면서 AI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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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구성원이 SK이노베이션에서 자체개발한 설비자산관리 시스템 'OCEAN-H'를 활용해 회의를 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또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OCEAN-H(Optimized & Connected Enterprise Asset Network Hub·이하 오션 허브)'는 사업화도 성공했다. 오션허브는 정유·석유화학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지난 다양한 현장 상황에 맞춰 활용하게 구현한 모델이다. 해외 솔루션보다 유연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울산지역 석유화학업체 5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기도 했다.

실제 해당 솔루션을 도입한 이철영 이수스페셜티케미칼 검사팀장은 "석유화학 공장 운영 기간이 긴 만큼 설비 노후화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했다"며 "기존에 쓰던 해외 솔루션은 설비 시스템으로 맞지 않는데다 소프트웨어가 고정돼있어 여러 방향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의 오션허브는 데이터를 회사에 맞게 변형해서 쓸 수 있고, 데이터도 공유하면서 신뢰도도 높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오션허브를 지능화하면서 스마트 작업 허가서(Smart Work Permit), 스마트 비계 시스템(증강현실 활용 정비 시뮬레이션) 등 개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 IT서비스 기업인 타타그룹과도 업무 협약을 체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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