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MBK에 반기 든 ‘영풍정밀’… 경영권 분쟁 캐스팅보트로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MBK에 반기 든 ‘영풍정밀’… 경영권 분쟁 캐스팅보트로

기사승인 2024. 09. 25. 17: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특별관계자 해소로 대항공개매수 가능
현금·이익잉여금 등 재무구조 '탄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영풍정밀이 최가와 장가 간의 특별관계자 지위가 해소되면서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양 측이 지분 격차를 늘릴 수 있는 핵심 키다. 역시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를 진행 중으로, 주가는 공개매수 직후 대비 25일 종가 기준 142.8% 올라 2만2750원을 기록했다. 공개매수가 2만원을 10% 이상 웃도는 가격이다.

무엇보다 영풍정밀은 현금성 자산이 유동부채를 모두 갚고서도 남는 수준에, 재고자산회전율도 매해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우량한 기업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정밀을 지키기 위해 대항공개매수 등 움직임을 시작할지 관심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24일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의 장형진 고문 측은 영풍정밀에 대한 주식등의대량보유보고서를 공시했다. 특별관계자 해소에 따른 변동 공시로 실제 보유 주식 수에는 변화가 없다는 내용이다.

고려아연처럼 특별관계 해소에 따라 최 회장 측은 대항공개매수 길이 열렸다. 현재 영풍정밀의 지분은 최 회장 일가가 35%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점도 최 회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는 비율이 36.47%인데, 소액주주들은 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항공개매수가가 더 높으면 이쪽으로 반응하거나 추가 주가 상승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영풍정밀은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산업용펌프, 유체·기체 등의 이송배관에 사용되는 밸브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한국IR협의회는 영풍정밀이 전방산업의 설비투자에 따라 매출 성장 및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공장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는 만큼 이에 따른 낙수효과도 예상했다.

또한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이 총 436억원으로, 이 기간 유동부채 약 163억원을 갚고도 남을 만큼 유동성이 풍부하다. 이익잉여금은 2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 안전성은 매우 탄탄한 편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022년 2.59회에서 지난해 3.57회, 올 상반기 3.05회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클수록 재고가 빨리 소진돼 영업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영풍정밀 측에서는 "공개매수 시도가 당사의 기업가치 제고나 주주들의 이익에는 아무런 관심 없이 오로지 당사를 고려아연 인수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으로서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M&A"라고 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전날 오후 영풍정밀 사외이사 3인은 "비합리적인 공개매수 시도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며, 영풍정밀과 임직원,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현 경영진을 적극 신임하고자 한다"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중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