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직무정지 대통령이 증거인멸?…법치 죽어”

윤갑근 변호사 19일 입장문
"더 나올 증거도 없는 상황"
"폭력사태까지…참담한 현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법원의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를 두고 "직무정지 상태의 대통령이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나"라며 "계엄 핵심 관계자도 이미 구속 기소된 상황에 무슨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19일 윤갑근 변호사는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법치가 죽고, 법양심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음' 단 한 줄이다"라며 "찾고 찾아도 사유를 찾을 길이 없자, 그나마 핑계가 되는 사유를 내놓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는 영장을 청구하며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로 다수 증거물이 확보됐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며 "애당초 생방송으로 중계된 6시간의 계엄에서 더 나올 증거가 무엇이 있겠는가? 더 이상 나올 증거도 인멸할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보통 이런 상황에서 내놓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말조차 차마 꺼내기 어려울 정도의 엉터리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의도를 알고 있었고, 불법적인 체포영장 발부부터 집행 과정에서 이미 기울 대로 기울어진 사법부의 현실을 목도한 바 있기 때문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변호인단은 사법부의 마지막 양심을 믿고 싶었다"며 "윤 대통령은 사법제도에 대한 존중으로 직접 법정에 출석해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기 위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대통령의 결단이 불가피했음을 설명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반면에 공수처의 수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일국의 대통령을 구속해야 할 이유를 납득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구속할 사유는 찾기가 어려웠고 당장 대통령을 석방해야 할 사유는 차고도 넘쳤다. 그러나 결국 이 터무니없는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윤 변호사는 "전국 각지에서 대통령 구속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서울서부지법 앞에는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공수처를 규탄하며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며 "심야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행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말미에 윤 변호사는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를 막을 책임은 오롯이 공수처와 사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공수처와 사법부에 최후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증거 인멸 우려'라는 한 줄의 사유로는 분노한 민심을 달랠 길이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