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대 불법대출 의혹 제주 A신협 전 상무 등 구속

신용불량자에게 부동산 감정가격을 2~4배 부풀려 수십억원을 대출해 준 신용협동조합 상무와 대출을 받은 부동산개발업자가 구속기소됐다.

제주지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배임 등의 혐의로 서귀포시 A신협 전 상무 양모씨(45)와 부동산개발업자 이모씨(45)를 구속기소하고, 신협 부장 현모씨(38)를 배임과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양씨는 친구인 이씨가 신용불량자이자 실제 대출신청자임에도 2010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서를 위조해 시세보다 2∼4배 많은 금액을 대출해 주는 등 85회에 걸쳐 부당한 방법으로 이씨에게 38억여원을 대출해 준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시세가 낮은 토지를 타인 명의로 구입한 뒤 양씨에게 매매대금보다 많은 담보대출을 요청했고, 양씨는 대출 심사의 주요 근거가 되는 감정평가서를 브로커를 통해 위조했다.

특히 양씨는 이씨가 대출이자를 연체할 경우 보관 중인 배당금으로 갚아주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씨가 대출원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38억여원의 부당대출을 받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씨는 이들의 불법 대출 사실을 눈감아 주고, 위조 감정평가서 등을 행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한편 A신협은 불법대출 피해금액 38억원 가운데 24억원을 아직까지 회수하지 못하고 있어 연체대출비율이 22.96%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 신협 평균 2%, 제주도 내 신협 평균 0.2%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