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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눈여겨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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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승인 : 2020. 11. 18. 11:27

아일랜드에서 미국 대선이 큰 화젯거리인 이유.
마요뉴스제공
바이든의 대형 초상화 앞에서 발리나 마을 주민들이 바이든을 응원하는 모습/제공=마요 지역신문
지난 11월 4일, 아일랜드의 서북단에 있는 발리나 카운티 마요 (Ballina, Co. Mayo)에는 조 바이든의 얼굴이 그려진 가로 5m 높이 3.5m 크기의 벽화가 걸렸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조 바이든을 축하하기 위한 초상화였다. 당연히 경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대선은 국제적으로 큰 관심사이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 동네가 조 바이든을 응원하고 당선을 축하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바이든의 조상이 나고 자란 곳이자, 바이든의 먼 친척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은 2016년 부통령 시절, 조상의 고향인 마요를 공식적으로 방문하여 먼 친척들과 함께 점심 모임을 가졌다. 비공식적으로도 아일랜드에 일곱 차례 이상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6년방문
2016년 아일랜드 마요 카운티 발리나 마을을 방문한 바이든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제공=RTE News
조 바이든의 조상인 에드워드 블리위트는 19세기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닥쳤을 때 아일랜드를 떠났던 수많은 이민자 중 한 명이었다.
‘감자 기근’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아일랜드 대기근은 1845년에서 1852년까지 역병으로 인해 집단기근, 집단 해외 이주 시기를 말한다.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의 주식이었던 감자에 역병이 돌아 농사가 황폐해졌고 이로 인해 대략 백만 명이 굶거나 병들어 죽고, 백만 명이 해외로 이주하여 결과적으로 아일랜드의 인구의 20~25%가 감소하였다고 전해진다. 영국의 식민지 시절이었던 17세기에도 약 25만 명의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토록 오래전부터 미국으로 이주해 터를 잡아 온 아일랜드인들은 ‘아이리시 아메리칸’이라고 불린다. 2017년 미국 인구조사국은 아이리시 아메리칸이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0.1% (약 33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에 깊게 뿌리 내린 아일랜드 민족은 정치 무대의 주역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영향력을 또한 미치고 있다. 조 바이든뿐만 아니라 미국 백악관의 역사를 보면 ‘아이리시 아메리칸’의 파워를 찾아볼 수 있다. 49명의 역대 대통령 중 앤드류 잭슨, 윌리엄 맥킨리, 존 F. 케네디, 리처드 닉슨,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된 부시 부자와 버락 오바마 등 최소한 15명 이상의 대통령이 아일랜드 혈통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아이리시 아메리칸’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선거 공약 또한 다양하다. 2016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아이리시 아메리칸 민주당원 모임’에 자주 참여하며 이민법 개정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공을 들였다. 조 바이든 역시 이번 선거운동에서 아일랜드를 지지하고 경제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공약과 먼 조상의 나라이지만 자신이 아일랜드 후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선거 전략을 펼쳤다.

바이든의 당선 후 아일랜드의 총리인 미카엘 마틴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과 따듯하고 끈끈한 관계를 확인하는 통화를 하였다’며 아일랜드와 미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증명했다.

또 다른 아일랜드 혈통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다. 새로운 바이든의 시대가 열리면서 아일랜드와 미국 사이의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호재가 될지 주목된다.


아시아투데이 김효진 아일랜드 통신원 hyojin@asiatoday.co.kr
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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