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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승인 : 2021. 01.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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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 되었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 장식이 어두운 거리를 밝히고 있다/사진=아일랜드 통신원 김효진
이제는 크리스마스를 보내줘야 할 시간이지만 아일랜드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을 유지하자는 캠페인이 한창이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단순히 하루 쉬는 날이 아닌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한 달이 넘도록 즐기는 큰 축제다. 도시와 나라마다 곳곳에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고 소매점의 경우 연 매출의 약 30%가 12월에 발생한다.

이런 대목인 크리스마스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빛이 바랬지만 사람들은 집 안팎을 꾸미며 나름 소소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아파트에 비해 주택의 비중이 매우 높은 아일랜드에선 12월 연휴를 맞아 너도나도 정원과 집을 꾸미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1월에 들면서 빛나던 장식들이 사라지자 거리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졌다. 해가 짧은 겨울이라 이른 어둠이 덮인 거리는 황량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집 반경 3km 이상 이동이 사실상 금지되고 상점과 학교까지 문을 닫으면서 새해를 맞이했던 마음이 무채색으로 변해 버렸다.
활기를 잃은 일상이 지속되자 아일랜드의 로스커먼에서는 우울한 분위기를 띄우고 서로를 격려하는 의미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1월 말까지 유지하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마요주, 킬데어주 같은 자치단체부터 작은 마을까지 속속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로스커먼주에 사는 발레리 번은 “벌써 100개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며 “백신이 공급되고 있으니 곧 불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주민인 클러 번은 “백신이 공급되면서 사람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3차 유행이 닥치면서 상점들은 다시 문을 닫고 우울감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켜둔 장식까지 사라지면 작은 소도시에는 빛 한 점 남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도시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우울하고 무료한 일상이지만 내 방안이나 거실 한편, 마음 한쪽에라도 희망의 촛불 하나 남겨두는 것은 어떨까?


김효진 더블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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