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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백건우 “모차르트로 시작해 모차르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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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5. 21. 14:57

생애 첫 모차르트 앨범 발매...내달 21일까지 전국 10개 도시서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백건우 유니버설뮤직
피아니스트 백건우./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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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 하는데 음악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모차르트로 시작해 다시 모차르트로 돌아왔네요."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8)가 생애 첫 모차르트 앨범을 발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앨범 '모차르트:피아노 작품Ⅰ'에 관해 소개했다.

"수많은 모차르트 곡을 연주했지만 이번 녹음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20대, 40대, 60대 때마다 악보를 읽는 것이 확실히 달라지네요. 이번에 저에게 들리고, 보이는 모차르트가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전에는 모차르트 스타일에 맞게 잘 연주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모차르트의 음악 자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백건우는 모차르트 음악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연주를 할 때 자신을 덜어내는 작업에 집중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연주자가 그의 음악을 순수하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최대한의 연주인 것 같습니다. 연주자가 자신을 없앨 때 가장 적절한 연주가 나오지요."
이러한 의도는 이번 앨범 표지에도 반영됐다. 백건우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연 뒤 10살 초등학생 팬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앨범 표지로 선택했다. "모차르트가 악보에 담아낸 '있는 그대로'의 음악을 아이의 순수함에서 발견했습니다. 거짓 없는 어린 아이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해 공모전 아이디어를 냈고 표지로 선택했어요."

백건우 '모차르트피아노 작품Ⅰ' 표지
백건우 '모차르트피아노 작품Ⅰ' 표지./유니버설뮤직
이번 앨범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쉬운 소나타', '론도', '아다지오', '지그' 등 익숙한 작품과 숨은 명곡을 함께 수록했다. "모차르트 하면 소나타를 생각하는데 오페라, 레퀴엠, 오르간이나 하모니카를 위한 곡, 민속적인 곡 등 굉장히 다양한 작품들이 있어요. 앨범을 들으면 모차르트의 세계에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백건우는 모차르트 앨범 3부작을 차례대로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전국 투어에도 나선다. 그간 쇼팽, 슈만, 그라나도스 등의 음악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모차르트 작품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투어는 다음 달 21일까지 전국 10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서울 공연은 6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백건우는 공연에서 피아노 소나타 2번과 환상곡 d단조(K. 397), 안단테 F장조(K. 616), 전주곡과 푸가 C장조(K.394) 등을 연주한다.

백건우는 지난해 1월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이자 배우 윤정희를 떠나보냈다. 사별에 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그는 "그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지금 제 상태는 음악과 저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그게 옳은 태도인 거 같습니다. 다 잊어버리고 음악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습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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