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19주년 기획] ‘오른다 vs 내린다’ 전망 엇갈려… 혼돈의 부동산 시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1010004945

글자크기

닫기

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11. 10. 18:02

2025년 전문가 주택시장 분석
올해보다 입주물량 21% 줄어
수도권-지방 집값 양극화 계속
금융규제 일시적 효과 추측 속
정책대출 수요 충분, 공급부족 우려↓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주택 수요자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눈치만 볼 뿐이다.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그렇게 많던 대기 수요가 다 어디로 사라졌나 의문이 들 정도다. 이렇다 보니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도 확 줄었다. 지방은 아직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집값 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연 대출 규제가 꼽힌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 인하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 가능성 등 집값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2025년 국내 부동산 시장 향방을 쉽사리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들조차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내리고 입주 물량 줄고…"집값 상승 재현 가능성"

우선 수도권과 비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에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있다. 미국 정부가 기준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점, 대출 규제로 인한 대기 수요가 점점 쌓일 것이란 점,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든다는 점이 이유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아파트값 상승 및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일시적인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은행들도 내년 초부터 영업 실적을 채우기 위해 대출 고객들을 유치해야 하고,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기조 영향으로 국내 기준금리 역시 점차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주택 대기 수요 역시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 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22만8922가구로, 올해(36만4418가구)보다 20.6% 줄어든다. 2014년(22만21가구) 이후 가장 적다. 이 중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도 올해(17만2638가구)보다 26.2% 줄어든 12만7389가구에 그친다. 이 역시 2015년(10만8649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이렇다 보니 신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재현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조 교수는 "서울 및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 역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나 전통적인 지역 내 부촌을 중심으로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양극화' 심화"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산업·도시연구실장은 "정부가 아무리 대출을 옥죈다 하더라도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 여지가 언제나 있다"면서도 "다만 인구 유출로 인해 수요 기반이 점점 빠지고 있는 지방 아파트 시장은 갈수록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KB부동산 월간 주택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7억2140만원에서 10월 7억4163만원으로 약 2000만원 올랐다. 하지만 지방 5대 광역시는 3억6014만원에서 3억5796만원으로 소폭 하락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이들 지역 간 가격 차도 3억6126만원에서 3억8367만원으로 커졌다.

◇"시중 금리 인상 부담…공급 부족 영향 적을 것"

또 다른 전문가는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값 모두 하락할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시중 금리는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매수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정책 대출을 활용한 '내집 마련'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는 점에서 공급 부족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도 봤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작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수자가 적지 않았다"며 "비수도권은 물론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에서도 가격 단기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최종 공급액은 44조원으로, 당초 공급 목표(39조6000억원)보다 약 4조원 늘었다. 아울러 디딤돌대출 실행액도 올해 1~9월 누적 기준 22조32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8조1196억원)보다 2.7배 늘었다.
전원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