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19주년 기획] 엘리트 입시경쟁 폐해 심각… “공정·협력교육으로 전환 시급”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2010005538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11. 11. 18:04

산업화시대 줄세우기 교육 이제 그만
2026년 초등학교 입학생 30만명 붕괴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 한국사회 직면
노동시장 양극화로 입시경쟁 부추겨
학습격차 줄이고 융합·창의력 키워야
'저출생 현상'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곳은 다름 아닌 교육 분야다. 저출생은 곧바로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져 '초·중·고·대학소멸 → 지역소멸'로 도미노처럼 한국 사회를 잡아먹고 있다.

11일 교육부의 '2024-2029 학생 수 추계'에 따르면 올해 학령 인구(6∼21세)는 513만1218명으로 총인구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의 경우 34만7950명으로 내년 31만9935명, 2026년 29만686명으로 30만명대가 무너지고, 2029년에는 24만4965명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문제는 이처럼 학생들이 급감함에도 한국교육의 패러다임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경쟁엘리트 입시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100만명을 낳았던 시절의 교육정책이 여전히 큰 틀에서 유지돼 과열경쟁이 더욱 심화, 오히려 사교육비가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대학입시 하나로 인생이 결정되고 서열이 매겨지는 나라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사회학·교육학 석학들은 '줄세우기' 소수엘리트 교육이 아닌 아이들 한명 한명 모두가 '인재'가 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으로 대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1971년에 100만명이 태어났는데, 작년에 23만명이 태어났다"며 "점점 사람이 '귀한' 시대가 되기 때문에 100명의 학생이 있으면 '100개의 성공모델'이 나오도록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그러면서 소수엘리트 교육을 탈피해 '공정-협력 교육'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데 '승자독식' 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하겠나. '협력'해야 살아남는다"며 "특히 AI 디지털교육을 통해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학습격차를 줄이고 각각의 융합력·창의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대학 간 서열화의 일차적인 원인이 노동시장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이 양극화되면서 대학서열화도 더 심화됐다"며 "대학도 취업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교양인으로 양성하는 교육이 파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우울증을 겪고, 어찌 보면 사회가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를 키워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도 "문제의 핵심은 결국 일자리가 양극화-이원화된 사회시스템에 있다"며 "'최고만이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뿌리 깊으니 점점 학생들이 맞지 않는 공부 하느라 우울증 걸리고 자살하고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