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급 폭탄으로 집값 떨어지면 어쩌나”… 시름 깊어진 그린벨트 해제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2010006037

글자크기

닫기

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11. 13. 15:41

고양·의왕·의정부 일대에 신규택지 3만호 조성
고양선 선도지구 및 장항·탄현·창릉지구 등 7만호 대기
의정부·의왕 일대도 공급 과잉 우려 확산
"토지 보상 등 사업 연기 가능성…단기 공급 집중 확률 낮아"
경기 고양시 대곡역세권 일대 전경
경기 고양시 대곡역세권 일대 전경./고양시
정부가 경기도 고양·의정부·의왕시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총 3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입주 물량으로 인해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고양시 대곡역세권, 의정부시 용현·신곡동, 의왕시 오전·왕곡동 일대를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로 정하고 각각 9400가구, 7000가구, 1만4000가구 등 약 3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잦은 공급으로 인해 집값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곡역 인근 일산신도시에선 이달 말께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단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선도지구 단지들에선 최소 6000가구에서 최대 9000가구가 공급 예정이다. 아울러 인근 고양 장항지구(1만1857가구)와 고양 탄현지구(2620가구),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3만8000가구) 조성사업도 각각 진행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택지지구 물량까지 합치면 고양시 일대에는 오는 2028년부터 4년 남짓 동안 무려 7만가구의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일산신도시 주엽동 한 공인중개사는 "가뜩이나 고양시 일대에서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지역 주택시장이 이 많은 물량을 어떻게 소화해낼 수 있겠나"라며 "지역 주민들 사이에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정부시 주택시장도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 작년 4분기에만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4197가구가 풀렸다. 이 때문에 올해 의정부에서 분양한 '의정부역 파밀리에Ⅱ'와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 아파트는 청약 미달 및 물량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7년 말까지 민간 아파트 총 5045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다 의정부 우정지구(공공임대 1822가구), 의정부 고산지구 법조타운(4600가구) 등도 각각 2027년,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의왕시에서도 2026년 말까지 5895가구 규모의 민간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아울러 2031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인근에서 조성 중인 의왕·군포·안산지구 4만790가구 가운데 의왕시에만 1만5402가구가 몰려 있다. 신규 택지로 인한 물량까지 고려하면 공급 과잉 여파가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입주 폭탄'이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조성되는 택지의 경우, 주택지구 지정부터 보상 등 절차로 인해 입주까지 필요한 시간이 당초 정부 계획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다른 개발사업과 겹쳐 단기간 공급물량이 집중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해제된 전국 그린벨트 총 34곳 중 입주가 완료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전원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