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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 CEO 무뇨스 “美 현지화로 유연하게, 中에는 GM과 기술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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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4. 11. 25. 18:06

국내 취재진과 첫 인터뷰
하이브리드 생산 늘리고
내연기관차 생산 조정해 대응
빨리빨리·미리미리 문화 강점
中전기차 확장에 파트너사 협력 강화
기술개발 더 빠르고 스마트하게 진행

미국 트럼피즘엔 '현지화'로 빠르고 유연하게, 중국 전기차 공습엔 GM·웨이모와 손잡고 '기술과 규모의 경제'로. 현대자동차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겸 북미권역본부장의 미국과 중국에 대한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트럼프 2.0 맞는 무뇨스 "빠르고 유연한 생산할 것…현지 투자 확대"

무뇨스 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 현장에서 진행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에 대해 "현대차는 빠르고 유연성 있게 대응이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무뇨스 사장이 국내 취재진과 마주 앉아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현대차 대표이사 내정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9년 현대차의 COO 및 미국판매법인장과 북미권역본부장으로 합류한 그는 트럼프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했다. 현재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는 "규제가 바뀌면 당연히 대응해야 하고, 유연성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전기차 생산도 계속하고 있지만, 인센티브가 폐지돼 수요가 줄어든다면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리고 내연기관차 생산을 조정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교두보로 꼽히는 HEV, PHEV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까지 생산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또 일각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IRA에 따른 인센티브가 감소하면 그간 현대차의 미국에 대한 투자의 효과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인센티브 여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결정은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이전에 정해졌던 것"이라며 "인센티브가 없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장 계획에는 변화가 없고, 이미 1년 전부터 EV·HEV·EREV를 다 생산하는 공장을 만들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뇨스 사장은 현지화를 위한 투자를 더욱 강화한다면 지금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오히려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현대차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대응 방안은 아주 간단하다. 생산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현지화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특징 중 하나가 '빨리빨리' 문화인데 굉장한 강점"이라면서 "나는 이를 '빨리빨리, 미리미리' 문화로 발전시켰고 앞으로도 이러한 정신을 계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車 대응은? "GM·웨이모와 협력, 기술·규모의 경제 가능해져"

또 최근 중국 전기차가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회사들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특히 기술개발을 더 빠르고 스마트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BYD 등 중국 회사들이 범접하기 힘든 현대차의 기술 강점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고 시장을 선점해 추격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중남미,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데 기술로 바로 대응하고, 고객들에게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제너럴모터스(GM)나 웨이모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역시 압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앞서 지난 9월 현대차와 GM은 승용차와 상용차, 전기차(EV), 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공동 개발과 생산 등에 힘을 모으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무뇨스 사장은 "양사 생산시설을 활용한 차량공급(생산)과 전동화 기술공유 등의 협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규모가 늘어나고 더 많은 투자로 이어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곧 상세한 협약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더 오래 머물며 직원들과 소통할 것"

아울러 이날 인터뷰에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CEO로 내정된 만큼 내정 소감이나, 업무 방식, 각오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그는 소감에 대해 "정의선 회장님은 국적과 무관하게 성과를 잘 내는 것,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많이 말씀해주시곤 하는데, 그런 면에서 그분은 주위의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선제적으로 생각하고,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정회장님이 저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여 너무 영광스럽고 겸손한 마음이고, 또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회사전략에 대해선 "새로 부회장이 될 장재훈 사장님이 만들어 준 전략들이 잘 작동돼,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며 기존 CEO의 전략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CEO로서 예전보다 한국에 더 오래 머물면서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겠다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정 회장님이 제게 한국 근무시간이 많았으면 한다고 말씀했는데 꼭 실행할 것"이라며 "머무는 비율로 보면 한국이 7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한국음식과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는 새로운 역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핵심요소는 임직원들과 이해수준이 같은 것, 성공요인은 중간에서 조정을 하고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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