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기금 두고 첨예
파업 현실화시 업계 전반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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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황 악화로 포항제철소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수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철강 산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포스코 노사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일 포스코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노동조합은 광양제철소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앞서 전날엔 포항제철소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노조는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머무르자 창립 이래 처음으로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카드를 꺼내며 교섭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요구안에 기본급 8.3% 인상, 격려금 300%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요구안의 최대 쟁점은 복지 기금에 대한 부분이다. 노조 측은 과거에 있었던 노조 탄압 행위 등을 근거로 노조원에 대한 별도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 일환으로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조성을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 11차 교섭까지도 복지기금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사는 지난달 초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 과정에서 임금 교섭에서는 어느정도 의견차를 좁히는데 성공했지만 복지기금을 두고는 입장차가 이어졌다. 결국 조정이 결렬되며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까지 시사하는 상황이다.
조정 결렬 이후 지난달 29일 진행된 12차 교섭에서는 회사측이 한발 물러나 기본급 10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15억원의 복지기금 조성까지 제안했다. 다만 노조는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 측은 "1만2000명에 달하던 노조원이 그동안 사측의 탄압행위로 8000명으로 줄었다"며 "근로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에 남은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 입장에서는 철강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노조원만을 위한 혜택을 마련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입장이다.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제강공장에 이어 1선재공장까지 문을 닫았다. 특히 선재는 중국에서 대규모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가격이 지속 하락해 수익성을 고려해 생산을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파업까지 이어진다면 생산 차질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포항 지역 상공회의소 또한 고용불안 및 일자리 감소, 철강산업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노조도 협상은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실무 차원에서 수차례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 또한 "최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