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불황 가속화
국내 대표산업 살릴 방안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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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석유화학업계에 들려오는 소식은 '공장 가동 중단.', '줄도산 위기' 등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너무 어렵다", "아직 가동을 멈춘 건 아니지만, 고려하고 있다" 식의 우울한 대화만 오갈 뿐입니다.
석유화학산업은 익히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이 있는 산업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지난 2년가량 어려웠으니, 이젠 달라질 거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켜본 결과 상황은 악화일로 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제품을 수출해 왔던 중국에서는 자체적인 생산을 넘어, 저가 공세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석유화학을 비롯해, 철강 등 온 산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그동안 원유만 팔던 중동 역시 석유화학 플랜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2~3년 안으로 제품이 시장에 풀릴 경우 지금보다 더한 악재가 생길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입니다.
기업들이 스페셜티 제품, 즉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하루 아침에 이것이 성공할 리는 없겠죠. 이미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단지가 대규모로 형성된 상황에서 공장을 한번에 닫을 수도 없는 처지고,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투자도 개발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장기간 고통을 감내하고 있던 기업들이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긴 어렵고, 국가가 나서 논의해야 할 때라는 것이 명확해 졌습니다. 이에 정부 역시 이달 중으로 산경장회의를 열어 석유화학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려 했지만,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정치적 이슈로 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진작에 대처하지 못해 이 사달이 났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호황기, 기업들이 과도하게 몸집을 불려왔던 탓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제 와 누굴 탓한들 해결책이 나오진 않습니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제 아무리 정치적 문제가 중요하다 해도 먹고 사는 문제보다 중요할 순 없습니다. 정재계가 머리를 맞대 석유화학업계를 살릴 획기적인 제안을 내놔야 하는 건 이젠 필요를 넘어 의무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