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창경궁 롯데캐슬'·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도 청약 열기
“내년 이후 서울 공급 부족 우려에 분양가 비싸도 청약 수요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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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 아파트 공급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에 집값 하방 리스크에도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백삼익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10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71가구 모집에 3만4279건의 청약통장을 끌어모았다. 평균 경쟁률은 483대 1. 단 7가구만을 공급했던 전용면적 84㎡D형에는 5779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경쟁률이 무려 825.57대 1에 달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는 20억7800만~21억7100만원으로 결코 낮지 않았다"며 "하지만 인근 '방배그랑자이' 같은 평형이 29억3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청약에 당첨될 경우 8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청약에 나선 성북구 삼선동2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삼선5구역 재개발 아파트)도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260가구 모집에 6942명이 몰렸다. 이 단지가 언덕지형에 위치해 있어 주거 여건이 다소 아쉬운 점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지가 한성대와 맞닿아 있는 등 주변에 학군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일대에 10여년 만에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라는 점이 수요자들에게 어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 543가구 규모의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도 좋은 분양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일 139가구 모집에 4960명이 청약 접수했다. 전체 5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현지 한 중개사는 "등촌역 일대는 100가구 정도의 나홀로 아파트가 많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신축 아파트에 대한 갈망이 큰 곳"이라며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가 13억1600만~14억5400만원 대로 저렴한 수준이 아닌데도 인기를 끈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선 실거주 편의성 및 시세 차익 기대감을 동시에 갖춘 '똘똘한 한 채'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며 "이런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다소 비싼 분양가에도 좋은 입지를 갖춘 곳에 청약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1만9000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상반기 1만8000가구, 하반기 1만2000가구로 줄어든다. 2026년에는 상·하반기 다 합쳐 1만가구에도 못미친다. 조사를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