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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냐, 무리수냐… 미래에셋證, 고려아연 유증관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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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12. 11. 18:01

유상증자 정보 공개매수 신고서 미기입
IB부문 인력이탈·부동산 위축 등 영향
성과 압박감에 투자자 보호 뒷전 지적도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유상증자 정보를 사전에 알고도 공개매수 증권신고서에 기입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IB 인력이탈과 부동산·대체투자 위축의 결과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IB 파트를 중심으로 직원 이직이 계속되자, 사내 충원을 통해 인력을 보강했다. 이 영향으로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실무진이 증권신고서 기재 오류라는 실수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과 대체투자 위축으로 줄어든 IB 수익 감소를 막으려, 인수주선 등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도가 낮은 부문의 영업에 드라이브를 건 것이 무리한 주관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주관사이면서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음에도 조사는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을 맡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 결정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금감원이 주관사 주의 의무를 위반한 증권사에 대해선 엄중히 대응할 것임을 강조해 온 만큼,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이 될 경우 미래에셋증권은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이 같은 의혹이 커진 것은 처음 발표된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기입된 내용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실사 기간을 지난 10월 14~29일로 밝혔는데, 이는 공개매수가 진행된 10월 2~23일과 겹친다. 이후 고려아연 측이 단순 기재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주관 업무를 맡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IB 인력이탈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인력이탈은 화제였다. 우리투자증권 설립을 앞두고, 양완규 우리투자증권 IB총괄 부사장, 박현주 캐피탈마켓 전무, 이형락 대체투자본부 전무 등 미래에셋증권 헤드급 인사들이 자리를 옮겼다.

물론 이동이 알려진 인물들은 주로 IB2본부 인력이지만, 고려아연 유상증자 논란과 연관된 IB1 본부의 실무급 인사이동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인력 감소는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본사영업 직원은 764명으로 작년 말(796명)과 비교하면 32명 줄어들었다. 업무에 능숙했던 직원들이 빠져나가면서 기재 오기라는 실수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IB 부문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영업 강화가 무리수로 연결된 것이란 지적도 존재한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대체투자 관련 충당금과 평가손실 반영 등으로 아쉬운 영업실적을 기록해 왔다. 그렇기에 올해 실적 반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문제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투자 손실 위험이 적은 인수주선 부문에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PF·자문 수수료 수익은 1분기 111억원, 2분기 139억원, 3분기 85억원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지만,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 1분기 107억원, 2분기 136억원, 3분기 241억원으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결과 3분기 IB 수수료는 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었으며, 미래에셋증권이 3분기 2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데 기여를 했다.

영업 강화에 따른 무리수는 인력이탈에 따른 실수보단 미래에셋증권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성과를 위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내부통제 부실까지 확대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 유상증자 주관사를 맡으면서, 이런 논란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믿기 힘들다"며 "실무자 이탈 영향에 따른 업무 미숙과 성과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증권 측은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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