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2829건…7월 대비 69%↓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 올해 70% 수준…전월세 불안↑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 당분간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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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데 따라 박모씨처럼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야 정쟁 등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 경우 내수 경기 부진 및 부동산 매수·매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부동산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주택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282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7월에는 9206건을 기록했다가 8월 6498건으로 크게 줄더니, 9월과 10월에는 각각 3131건, 3743건에 그치기도 했다.
아파트값 역시 점차 조정되는 형국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0.02% 상승하며 38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된 9월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울러 이번 주 강동구(-0.02%)를 비롯해 동대문·은평·서대문·광진구(모두 -0.01%)는 하락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이미 3주 연속 떨어진 상태다.
이렇다 보니 주택 임대차 시장 역시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 강화 등 여파로 매매가 사실상 뚝 끊기면서 전월세 수요 대비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임대료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여서다.
통상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 역할을 하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할 예정이란 점도 문제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임대 제외 23만74가구로, 올해(32만5367가구) 대비 70.7%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10만9179가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부 고급 주거 상품에 돈이 몰릴 것"이라면서도 "대출 규제 및 정권교체 등 여러 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주택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탄핵 정국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시경제 상황과 정책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