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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中 ‘OLED 맹추격’…정부, 국내기업 지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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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19. 10.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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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산업부 기자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주도권을 장악한 중국의 기세가 심상찮다. 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OLED 굴기’에 나서고 있다. LG가 지난 7월 대형 OLED 생산 인프라 확장에 3조원을 투입한 데 이어 삼성이 지난주 QD(퀀텀닷·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 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초강수’를 둔 것도 중국을 의식한 행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LCD에 집중 투자해 일본을 꺾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2015년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 정책 ‘제조 2025’를 내놓은 이후 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추월당했다. 국내 LCD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치킨게임 속에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시달리고 있다. 급기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축소와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OLED 분야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LCD와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최근 한 달 동안 발표된 OLED 관련 투자가 15조원에 달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시장을,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한국의 OLED 기술이 중국보다 2~3년 앞서있음에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의 OLED ‘판 흔들기’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정리하고 QD 디스플레이로 방향을 전환하는 ‘초격차’ 전략을 내세웠다. LCD로는 더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OLED의 경우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는 만큼 초격차 기술인 QD 디스플레이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OLED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건 LG디스플레이도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한 생산라인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올 하반기 대대적인 투자가 방증하듯 디스플레이 분야는 사업의 적기 전환과 선제적 기술 투자가 중요하다.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하나인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우리 기업의 도전정신과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제도적 걸림돌 제거 등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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