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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성탄…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떻게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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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12. 07. 16:11

Santa wearing a  face mask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옛 베를린-템펠호프 비행장에서 열린 연례 산타 대여 서비스 회의에서 보호안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 = AP연합
“안녕! 호호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야. 할아버지 잘 보여?”

올해 크리스마스 풍경은 예년과 매우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전 세계 산타클로스들은 코로나 시대에 발 맞춰 아이들과 함께할 새로운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성탄절에는 ‘줌’이나 ‘팀링크’, ‘스카이프’같은 화상 대화 시스템을 통해 산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산타 역할을 할 배우들은 분장을 하고, 올해는 여느 때와 다르게 카메라 앞에 앉는다. 바로 화상대화 시스템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성탄을 앞두고 손꼽아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동심을 지켜주려는 부모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피해 ‘화상 접선’ 쪽으로 몰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비록 산타 할아버지를 ‘실제로’ 만날 수는 없지만, 화면을 통해 산타클로스와 눈을 마주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미국의 산타 배우인 화이트는 “아이들을 안을 때 뒷 모습만 보게 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이들의 반짝반짝한 눈을 볼 수 있게 되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산타클로스들은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비대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분에 ‘줌’ 산타들은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서 벗어나 예기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타와 화상으로 이뤄지는 대화는 5분에 49달러, 한화로 약 5만 원이다. 매년 산타로 각종 행사에서 활동했던 화이트와 로저스 부부는 현재 한 시간에 4~5번, 하루 최대 9시간 동안 아이들과 화상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들은 “이번 시즌 수입이 예년의 3배 또는 4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아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또한 산타 화상 대화를 무료로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대면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면서, 아이와 부모들은 힘들게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장점도 생겼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화상 산타회사를 차린 이벌사이저는 “올해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가상 산타계의 코카콜라’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산타 클럽은 현재 75%의 예약이 찬 상태이다.

기존에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했던 대기업들도 올해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기업 메이시와 샘스클럽 같은 판매점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산타와 무료 채팅, 비대면 셀카와 게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메이시 대변인은 “160년만에 처음으로 산타가 뉴욕 메이시 매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700개 이상 쇼핑몰에 산타를 제공하는 업체, 체리힐도 본사 시설을 스튜디오로 전환하는 등 ‘화상’ 산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아이들과 만남을 준비하는 산타도 많다. 대형 백화점 내부에는 산타 자리 앞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터치리스’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크리스마스 에이전시 블랑크앤빌은 “최대한 수염으로 마스크를 가린 후 모든 사람에게 장갑을 끼게 하는 조건으로 산타클로스 렌탈 홍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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