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거세지는 소액주주들 입김? 원래 주주총회 모습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307010003147

글자크기

닫기

안소연 기자

승인 : 2023. 03. 08. 06:00

한바탕 동학개미운동이 휩쓸고 간 기업 현장에서 무언가 변했다는 느낌을 받은 건 최근부터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거세게 오가고 실제로 기업들이 밀어붙이던 사업 계획이 취소되거나, 주총 안건에서는 개인 주주들이 올린 안건이 보이기도 한다. 주총 현장만 보더라도 무난하게 '가결됐습니다'를 반복하며 금세 끝나는 게 자연스러웠는데, 요즘에는 '의장!'을 외치며 의견을 개진하는 주주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를 대처하는 이사회의 자세 역시 과거에는 당황하는 표정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당연하다는 인식이 배인 태도로 세련돼 졌다.

꽤 역동적으로 변한 주총 현장은 동학개미운동과 함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게 높아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투자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 운영에 심도 있게 고민하는 주주들이 늘어나다 보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개인주주들의 분위기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유통가에서도 또렷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인적분할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됐다. 주총 현장에서 '부결'이라는 단어를 듣는 것 자체가 생소했다는 느낌은 그만큼 무난히 가결된 안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광주신세계의 오는 22일 주총에서는 소액주주가 제안한 인물을 이사진에 포함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이 보다 다양해지고 적극적인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주주들은 투자 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를 던지고 안건을 제안해야 한다. 얕은 판단을 바탕으로 한 대처는 기업의 발전에 방해라는 것을 주인이기에 아마 가장 잘 알 것이다. 투자 기간은 개개인의 판단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을 갖추는 것도 전체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 고려해 볼 사안임은 분명하다.
일련의 분위기들로 기업들로서는 오는 3월 다가오는 주총에서 주주들을 맞이할 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을 듯하다.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어떤 의견이 오가더라도 세련되고 겸손하게, 그리고 수용하는 기업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안소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