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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BIFF] “사랑해요”…판빙빙·이주영의 ‘녹야’, 손편지가 이어 준 워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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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3. 10. 05. 16:58

'녹야' 주연들
이주영 판빙빙/연합뉴스
영화 '녹야'는 판빙빙과 이주영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영화 갈라 '녹야'의 기자간담회가 5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판빙빙, 이주영, 한슈아이 감독,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된 화제작으로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앞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슈아이 감독은 영화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사실은 제가 감성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찍을 때 보면 갑자기 머리에 스치는 화면이 있어서 영화를 구성하게 된다. 두 명의 여자가 그 중에 한명이 나타나고 한 명이 녹색 머리였고, 달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판빙빙과 이주영이 한국 출신이라 한국이 익숙해 한국에서 찍자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판빙빙 '올 블랙 패션'
판빙빙/연합뉴스
'녹야' 출연한 이주영
이주영/연합뉴스
판빙빙은 진샤 역에 대해 "사실 두 명의 여자가 나오고 기질, 이미지적으로 다르다. 진샤라는 여자가 굉장히 조심스럽고 얌전한, 숨겨진게 많은 여자다. 녹색에 이끌리게 되고 이후 며칠 동안 일어나는 감정 변화가 매력적인 스토리다"라고 전했다.

이주영은 "영어 제목이 '그린 라이트'다. 중요한 상징을 가지고 있었다. 초록머리도 그렇고 영화색에 나오는 문신의 색깔도 그렇고 외향적인 변화로 일단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기질적으로 너무나 다른 성격적으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성별, 나이, 국적을 떠나 너무 다르지만 끌리게 되는 포인트들에 대해 판빙빙,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한슈이 감독이 판빙빙과 이주영을 캐스팅한 이유는 두 사람의 새로운 얼굴을 꺼내고 싶어서였다.

"이주영은 영화 '야구소'를 보고 사랑스러워 캐스팅했다. 젊고 어린 배우가 솔직하게, 정직하게 감정을 보여주는데 강한 힘이 있었고,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좋았다. 귀엽고 잘 웃는 여자 아이에게 다른 면을 시켜 꺼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충동적으로 나올 수 있는 뭔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판빙빙은 그동안 외향적이고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생명력이 강한 역할이었다. 내면으로 말려 들어가는 역할이라 많은 노력을 했고 이번 캐릭터가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판빙빙은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감동적이었다. 감독님과 교류를 통해 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26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그 역할을 통해 성장한 과정이기도 했다. 감독님이 '진샤'라는 역할을 주셨을때 굉장히 놀랐고 원시적으로 해석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주영은 "선택하는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면서 마음이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판빙빙의 손편지 덕분이라고 했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판빙빙 언니에게 이런 편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동했다. 여자 두 명이 고난을 헤쳐 나가고 달려 나가고, 이런 이야기를 스크린 속에서 보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 작품 자체가 가진 의미가 컸던 것 같고, 한국, 중국이 합작할 수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스태프들도 한국과 중국 반반이었다. 앞으로도 합작작품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판빙빙은 공백기 동안 배우로서 다시 성장할 수 있게 충전의 시간과 배움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연기자는 때로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7~8편 영화 찍었으면 몇 년 정도는 휴식할 시간도 필요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스토리나 사람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 주윤발이 수상해 만났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1979년부터 영화를 시작했는데 그분도 연기경력을 쭉 보면 1년에 8~9편, 그러다가 나중에는 시간을 조절하면서 1년에 한두 편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 경험을 쌓아가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스토리나 삶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간을 통해 콘텐츠를 더 쌓아갈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나도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스스로를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평생 추구하고 해 내야할 일이 있는 건 당연하다 공백기 동안 영화 많이 보고 영화인들과 교류를 많이 했다. 영화 관련 수업도 많이 들었다.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색다른 경험을 통해 제 인생을 조금 더 축적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녹야' 시나리오 보여줬을 때 감동적이었고 감독의 설명을 들으면서 두 여인의 역할이 서로 여성이 여성을 구제하는 역할이라는 것에 끌렸고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제가 가진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가 여기 나온 역할과 매치되는것 같았고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좋은 역할이나 스토리는 늘 매력적이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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