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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미륵사 ‘댕플스테이’…승복 입은 반려견 ‘견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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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07. 09. 10:59

정각 스님과 차담, 법당 예불 등 애견 동반 사찰 체험
'견생이란 무엇인가' 반려견들 사뭇 심오한 표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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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충북 증평 미륵사 '댕플스테이'에 참가한 견공. / 이장원 기자
"개가 승복을 입고 법당에 들어가 예불을 한다."

지난 5일 충북 증평 미륵사에서 반려견 동반 템플스테이 '댕플스테이'의 3회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댕플스테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 시 반려견과 참가자 모두 머리는 깎지 않아도 되지만 승복을 입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제공된다. 특히 강아지가 입는 승복이 앙증맞으면서도 그럴싸하다. 반려견 이름이 새겨진 염주도 주어진다. 승복을 입은 반려견이 염주를 목에 걸고 '견생'이 무엇인지 되뇌는 듯한 표정을 사진에 담아가는 것이 댕플스테이의 '킬러 콘텐츠'다.

반려견과 참가자들은 증평 미륵사 주지 정각 스님과 사찰 잔디밭 차담, 법당에서의 예불, 연꽃 만들기, 소원지 쓰기 등의 체험을 한다. 정성스레 만든 연꽃을 반려견이 모자처럼 쓰면 또 하나의 '견생샷'이 탄생한다. 산행에 제약이 많은 반려견이 법당 안에까지 들어가 예불을 드리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가끔은 보호자가 절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견공들도 있다고 한다. 반려견이 불교에 귀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보호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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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 미륵사 주지 정각 스님과 반려견 석화엄. / 반려생활 제공
증평 미륵사 정각 스님은 4년 전 우연히 절을 찾아온 강아지 '석화엄'을 거둬 기르고 있는 애견인이기도 하다. 정각 스님은 "반려견들은 사람들이 읽지 못하는 마음을 읽는다"며 "우리가 이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20여년 닦은 불도와 반려 생활의 경험이 한데 모인 스님 말씀에서 참가자들은 종교를 떠나 일상의 지혜를 얻어 간다.

댕플스테이는 한국관광공사와 증평군, 관광 스타트업 '반려생활'이 협력해 출시한 프로그램으로 매달 1회 진행된다. 애견인들의 입소문 속에 지난달 2회차 프로그램은 30초 만에 예약이 끝나기도 했다. 현재 당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사찰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반려생활 관계자가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 등 충북 지역 강소형 관광지의 활성화 방안으로 댕플스테이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양수배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충북 지역을 시작으로 향후 전국으로 댕플스테이를 확대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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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충북 증평 미륵사 '댕플스테이'에 참가한 견공.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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