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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폭력사에 또다른 암운… 언론 “대선방향 바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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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7. 14. 19:47

트럼프 피격에… 외신들 "충격"
공화, 사건계기로 지지층 결집
바이든 캠프, 역풍우려 비판중단
US-POLITICS-VOTE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한 가운데 주 경찰관들이 관중석에서 한 사람을 이송하고 있다. /AFP 연합

미국 정치 폭력사에서 새로운 어둠의 장이 열렸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야외 유세 도중 저격범이 쏜 총알에 오른쪽 귀를 관통당하는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CNN은 이미 분열의 골이 깊게 패인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공식 지명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테러는 미국 민주주의와 대통령을 뽑을 국민들의 권리를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귀와 뺨에 피가 흐르는 채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치켜든 사진 1장이 즉각적으로 트럼프의 상징적 이미지로 떠올랐다.  

Election 2024 Trump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유세 연설 중 총격을 당하자 경찰 저격수들이 응사하고 있다./AP 연합
총성이 연거푸 울리고 대선후보가 바닥에서 구르고 비밀 경호원이 연단으로 몸을 던져 후보를 보호하는 장면은 잠들어 있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일깨웠다. 그의 전임자 네 명이 재임 중에 살해됐고, 그 마지막이 1963년에 피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다. 트럼프가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은 대통령 암살사건이 없었던 40년간의 기간을 끝내는 사건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또 이미 지지자들 사이에서 불패의 영웅으로 여겨지는 트럼프는 집회에서는 거의 초자연적인 존경을 받아왔는데 이제 적들로부터 공격받는 전사의 이미지는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총격을 당해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쥐고 군중에게 "싸워, 싸워"라고 외치며 TV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상징적인 반항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런 이미지는 선거 운동에 예측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이번 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BBC방송도 "얼굴에 피가 흐르는 채로 주먹을 들어 올리는 저항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이미지는 올해 11월 대선의 경로를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공화당을 비롯한 트럼프 진영이 이를 선거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청중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며 퇴장하는 모습이 "역사적일 뿐만 아니라 11월 대선의 방향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한 것이 확인된 이후부터 암살 미수 사건을 지지층 결집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X(엣 트위터)에서 사진과 함께 "하나님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도 사진을 올리고 "우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적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오늘 그는 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X에 "우리는 악을 극복하고 격퇴할 것이다. 절대 항복하지 말라"고 올렸다.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이 사진이 "내일 모든 신문 1면에 실릴 것"이라고 했고,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행정부회장은 "2024 선거를 규정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화당 한편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과 관련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선두주자로 꼽히는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오늘 일은 개별 사건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캠프는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전제적인 파시스트라고 본다"고 적었다. 이어 밴스 의원은 "그런 레토릭(수사)이 트럼프의 암살 시도를 직접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선거전에서 줄곧 트럼프를 비판해 온 바이든 캠프는 이런 역풍에 대한 우려로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발송을 일시 중단하고, TV 광고도 최대한 빨리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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