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중국·필리핀 남중국해서 또 충돌…서로 “상대방이 고의 충돌” 네 탓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19010009820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8. 19. 15:47

China Philippines <YONHAP NO-2548> (AP)
19일 남중국해 해상에서 중국과 필리핀 해경이 충돌한 이후 손상된 필리핀 선박의 모습. 해당 사진은 필리핀 해경 측이 공개했다/AP 연합뉴스
중국과 필리핀이 또 다시 남중국해 해상에서 충돌했다. 양국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매섭게 비방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필리핀 선박이 중국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 침범, 자국 선박과 고의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해경국은 "필리핀 해경선 두 척이 허가 없이 '셴빈자오'(仙賓礁·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사비나 암초의 중국식 명칭) 인근 해역에 불법으로 침입했다"며 "이 중 한 척이 계속되는 경고를 무시한 채 '비전문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중국 선박과 고의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측은 "필리핀이 반복적으로 도발하고 문제를 일으켰으며 중국과 필리핀 간의 임시 협정을 위반했다"며 필리핀에 "(협정) 위반과 도발을 즉시 중단하고 모든 결과를 감수하라"고 경고했다.
반면 필리핀 측은 "우리 해경 선박 두 척이 사비나 숄 근처에서 중국 선박으로부터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기동'을 당했다"며 중국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필리핀 측은 이로 인해 자국 선박 한 척은 보조실이 파손, 너비 3피트(약 1m) 가량의 구멍이 뚫렸고 또 다른 선박은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선박들은 인근 섬에 주둔하고 있는 필리핀 측 인력에게 재보급을 하러 가던 중 중국 측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정부 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NTF-WPS) 명의의 성명을 통해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방지하고 해당 지역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유엔 해양법 협약과 기타 관련 국제법을 준수하고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특수부대는 "물자 재보급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상공에서 충돌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해상에서도 또 다시 충돌한 것이다. 중국과 필리핀은 지난달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있는 시에라 마드레함에 필요한 일상 물자를 보급하고 병력을 교대하는 임무를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리핀은 2차대전 때 쓰인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중국이 시에라 마드레함에 대한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면서 양국은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