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총력전 예고… 박기덕 사장 “명백한 경영권 침탈 시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18010010030

글자크기

닫기

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09. 18. 16:50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 표명
"영풍 중대재해 사고 빈발,
MBK 경영권 취득 시 독단경영 할 것"
MBK와 장형진 고문, 영풍 경영진에 민형사 법적대응 예정
2024091301001513200091851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 사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MBK를 '기업사냥꾼'으로 지칭하며 "약탈적 M&A에 반대하며 투기자본으로부터 회사를 지킬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명백한 '경영권 침탈행위'로 규정하고 방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액션에 들어 간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비롯 장형진 영풍 고문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 했고, 영풍 등의 주요 주주들도 적대적 M&A에 대항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 엄중한 민형사 책임 묻겠다고 전했다. 현재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개시했다. 공개매수 성공은 경영권이 MBK파트너스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회사의 미래를 내다 본 장기적 투자는 뒷전일 수 밖에 없어 비철금속 세계1위 경쟁력이 흔들리고, 중국계 자본이 뛰어들면서 국가 미래 전략 산업인 이차전지 기술이 해외에 유출 될 수 있다는 게 고려아연 측 우려의 골자다. 반발 중인 주주들은 이번 M&A에 대해 영풍이 중국 등 해외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와 결탁해 사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다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법인 영풍을 마치 사유재산처럼 불법행위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판단이다.

18일 고려아연은 박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최기호 창업자를 시작으로 최창걸, 최창영, 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현 최윤범 회장까지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이 수십 년간 합심해 산업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 업계를 선도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 경쟁력을 갖췄고, 이를 통해 비철금속 분야 1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 있는 미래 전략산업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 자본과 중국기업들에 종속되지 않도록 오로지 국내 자본과 기술 독립을 추구하며,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의 성장과 위상은 철저히 현재 경영진들의 노력에 의해 일궈졌다는 점을 어필한 셈이다.

박 사장은 이날 영풍의 경영 과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사장은 "MBK와 결탁해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당사의 주주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고 강조했다.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됐고, 또 다른 문제인 카드뮴 누출 등 환경오염으로 현재 구속된 대표이사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MBK로 넘어갔을 때 우려되는 점도 열거했다. 사모펀드 특성 상 회사 인수 후 핵심자산을 매각하거나 배당금을 과도하게 수령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사장은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당사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박 사장은 이를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시도"라고 못박았다. 이어 "당사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현 경영진의 리더십 아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약탈적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은 기업의 탐욕과 결탁으로부터 반드시 회사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 영풍 및 영풍정밀 주주들은 이번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 매수 추진을 위법 및 부당한 작업으로 규정하고 책임 추궁을 위해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회계장부 열람등사 등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경영협력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각종 가처분,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장형진 고문을 포함한 영풍 이사 및 경영진을 포함해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6.05%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7000억원 안팎으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개인으로서는 막대한 규모다. 고려아연의 우군 측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지점이다. 또 울산 지역이나 정치권에서도 MBK의 행위를 '약탈적 M&A'라고 보는 목소리들이 생기고 있어 영풍과 MBK로서는 역풍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0월 4일까지로, 최소 수량에 미달하면 공개매수는 취소된다.

한편 이날 영풍과 MBK 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안소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