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협의 '강대강' 대치에 스톱
소통부족, 당정갈등만 키웠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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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의장 교체를 시작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한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와 '외연 확장'을 기치로 내걸고 당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 눈높이'는 민심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내세운 표현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이 이에 들어맞는 대표적인 현안이 된다. '채상병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으나 그가 당 내부의 반대를 뚫고 제3자 특검을 추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의료 개혁과 의정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또한 '국민 눈높이'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안이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의료계 설득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인재영입위원회 상설화, 격차해소위원회·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시작으로 중도·수도권·청년 중심의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당내 기구가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만큼 결과물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 대표는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달 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11년 만에 공식 여야 대표 회담을 가졌다. 양측이 여야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강대강' 대치로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현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민생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1400만 소액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금투세 폐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단독 과반 의석의 민주당이 키를 쥐고 있어서 성과 여부와 시점이 불투명하다.
'한동훈표 어젠다'를 제대로 발굴하기도 전에 그가 '채상병특검법', '김경수 복권', '의대 증원' 등을 놓고 '당정 갈등'만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대표가 원외 대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취임 후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별로 없다는 것만 보여준 꼴"이라며 "한 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게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한 대표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결기를 보여주는 등 달라진 모습이 있지 않고선 그에 대한 평가가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