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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 교란 전자전의 가짜 신호 하루 수백건...항공 운항에 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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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9. 24. 12:10

WSJ "전자전 가짜 신호, 하루 수백 건 발생"
"비행경로 잘못 지정, 시계 재설정, 오경보 등 항공 운항에 새 위험"
조종사 대응 교육 불구, 비상상황시 사고 발생 가능성
워키토키
1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 교외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휴대용 무전기가 폭발한 후 한 상인이 시돈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배터리를 제거한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를 보여주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쟁에서 상대방의 작전·통신 네트워크를 교란하기 위한 전자전이 전 세계 항공업계에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드론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 상대 네트워크에 보내는 가짜(faked) 신호가 민간 여객기의 위치정보시스템(GPS)에까지 영향을 미쳐 비행경로를 잘못 지정하는 등 GPS 교란(spoofing·스푸핑)이 하루 수백 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는 GPS 교란이 약 1년 전부터 민간 여객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특히 최근 6개월간 가짜 GPS 신호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AI 데이터 서비스와 스위스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분석에 따르면 GPS 교란의 영향을 받는 항공편 수는 지난 2월 하루 수십 건에서 8월 11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짜 신호로 인해 GPS에 비행경로가 잘못 지정되고, 시계가 이전 시간으로 재설정되며, 잘못된 경고가 표시되는 등의 문제를 조종사들이 보고했다고 WSJ이 정부·업계가 공유한 보고서를 입수해 전했다.

WSJ은 최신 여객기는 GPS 의존도가 높아서 가짜 데이터가 조종석 시스템을 통해 연쇄적으로 유입돼 수분 또는 전체 비행에 걸쳐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6개월 동안 급증한 대부분 스푸핑 공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의 강력한 전자전 송신기에서 발생했다고 미국 오스틴의 텍사스대의 토드 험프리스 교수가 밝혔다. 포켓용 기기도 더 작은 영역에서 GPS 신호를 교란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러 레닌 동상
우크라이나의 기습으로 파손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수드자 마을의 소련 국부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으로 8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미디어 투어 중 찍은 사진./AP·연합뉴스
이처럼 GPS 교란은 대부분 상대 드론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가짜 신호를 보내는 전쟁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점차 전쟁 지역을 넘어 더 많은 민간 항공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9월 GPS 교란으로 민간 항공기가 허가 없이 이란 영공으로 진입할 뻔한 일이 발생했고, 7월에는 사이프러스에서 출발한 에어버스 A320의 조종석 전자 지도가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안내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같은 달 착륙을 시도하던 보잉 787기종은 GPS 신호가 꺼지면서 지상에서 불과 50피트(약 15m) 상공에서 다시 이륙하
는 등 아찔한 순간을 모면하며 두 번의 착륙을 포기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항공 당국에 따르면 GPS 교란으로 일부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는 큰 안전 위험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조종사들이 잠재적 GPS 교란을 식별하고 대응하는 방법은 물론, 비상시에 대비해 GPS를 사용하지 않고 운항하는 시스템 교육도 받고 있으며, 당국과 항공사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짜 GPS 신호와 경고로 인해 운항 중인 조종사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위성항법 수석 과학자인 켄 알렉산더는 "우리가 직면한 이런 문제와 비상 상황이 겹쳐서 조종사의 업무가 부하 문제가 발생하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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