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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속옷브랜드 ‘성소수자 시착실 사용 허용’ 방침에 여성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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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도쿄 통신원

승인 : 2024. 10. 23. 16:51

일본 와코루_사과문
일본 유명 속옷브랜드 와코루가 최근 성적소수자도 매장내 시착실(피팅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여성 고객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과문. /와코르 공식 홈페이지
일본의 유명 여성속옷 브랜드가 발표한 새로운 매장운용 방침에 많은 여성들이 반발하는 등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지지통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유명 속옷 브랜드 와코르가 공개한 새로운 매장운용 방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되며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방침에서 논란을 일으킨 대목은 "고령자, 장애인, 성(性)소수자 등 모든 고객들이 이용하기 편한 매장 환경 조성을 할 것이며, 성별에 상관없이 시착실(피팅룸)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겠다"고 언급한 구절이다. 보수적 분위기가 여전한 일본에서는 아직도 사실상의 남성으로 인식되는 성 전환자와 함께 시착실을 이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에 여성 고객들이 반발한 것이다.

이 내용이 와코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난 후 SNS에서는 "시착실에 도촬카메라가 설치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장애인과 고령자는 이해하지만 성소수자는 반대한다" "소수를 우대하기 위해 대다수의 여성을 위험에 빠트릴거냐"는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성소수자에 대한 구분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성전환자라고 주장하며 여성 속옷 매장 시착실에 숨어들어갈 남성들도 있을 것이라는 위험요소가 여성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부정여론이 확산되자 와코르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여성 속옷 매장의 시착실 이용은 겉모습과 대화내용을 통해 직원이 여성으로 확인된 고객에 한해 허용하겠다"며 불끄기에 나섰으나 여성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입장문이 발표된 이후에도 SNS에서는 "결국 정량적 판단이 아닌 정성판단이고 주관적인 판단 아니냐, 그럴거면 차라리 성소수자용 시착실을 따로 운용해라" "(일부 남성이) 얼마든지 (성소수자라고) 속일 수 있다"며 새로운 매장운용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와코르는 "해당 매장운용 방침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성인권 컨설턴트인 와키 하루카씨는 "앞서 (도쿄) 시부야구가 성소수자의 여성화장실 이용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는 만큼 불명확한 판단 기준에 대해 내재돼 있는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사회적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 없이 일방통보식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밀어붙이는 와코르 측의 대응이 아쉽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은혜 도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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