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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역풍 맞은 이시바… 정권쟁탈 혼돈의 日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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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0. 28. 18:07

15년만에 총선 과반 실패 후폭풍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비자금 스캔들'로 참패하면서, 공명당을 포함한 여당 총의석이 15년 만에 과반에 미달해 일본 정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자민당은 191석(기존 247석), 공명당은 24석(기존 32석)을 얻는 데 그쳐 여당의석이 215석(기존 279석)으로 총 의석수 465석의 과반인 233석에 미달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48석(기존 98석)으로 약진했다. 일본유신회는 38석(기존 44석), 국민민주당은 28석(기존 7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과반의석 확보를 위해 합종연횡에 나서는 등 정권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자민당 총재·사진)는 27일 밤 NHK와 인터뷰에서 "매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야당의 협력을 얻어 자민당 중심의 정권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총리를 사임하지 않고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할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전 의원 44명 중 10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34명은 비례대표와의 중복 입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유권자들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 역부족이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경제·외교·안보 정책성과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물가가 오르면서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도 악재가 됐다. 특히 선거 막판 자민당이 공천하지 않은 후보 측에 2000만엔의 정당 교부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역풍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빠른 시기에 정권기반을 다지기 위해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는 도박을 했으나, 결과는 실패로 드러나 사퇴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 정책 추진 동력도 상실할 전망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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