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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난 첫 기업인 정용진…韓-美 가교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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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12. 22. 11:58

5박6일간 트럼프 당선인 자택 머물며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으로 만남 성사…"내용 공개 못해"
정·재계, 외교 역할 기대…트럼프 정부 핵심인사와도 만나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YONHAP NO-138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기 직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대선 이후 정·재계 통틀어 한국인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면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무차별적인 공세와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세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만남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탄핵정국으로 외교라인이 마비된 상황으로 정 회장의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은 경제 그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5박6일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 기간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물론 별도로 10~15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일축했으며, 한미 가교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 대해서도 "내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어수선한 정국 상황에서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지만, 한미 관계에 관한 일은 일차적으로 외교 당국 등 정부 차원에서 수행할 업무라는 점에서 자신이 '월권'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정·재계에서 정 회장이 한미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막후실세'로 알려진 트럼프 주니어와의 깊은 친분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아 정치 전면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아버지의 재집권을 도와 '킹메이커'로 부상한 인물이자 정권인수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핵심 참모로 통하고 있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미국 방문을 포함해 올해만 4번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 들어 세 차례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한국을 찾아 정 회장과 만난 바 있으며, 정 회장의 미국 방문도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015년 국내 한 언론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5년 전 미국 유력 인사의 주선으로 본격적인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 모두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공통점으로 서로에 대해 공감하며 '호형호제'할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도 두 사람은 기업인으로서 여러 사업에 대해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마트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미국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PKRH(PK리테일홀딩스)'라는 소매유통지주사를 세워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며 5개 유통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올 10월 기준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중심으로 이마트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점포는 55개에 달한다. 이마트 현지법인이 소유한 오리건 공장에서는 연간 200만팩의 가정간편식(HMR) 등 냉동·냉장 가공식품도 생산하고 있다.

정·재계에서는 이번 정 회장의 트럼프 당선인 자택 방문으로 사업 그 이상의 결실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체류 기간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뿐 아니라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 만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향후 한미간 관계 구축에 중대한 키를 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유일한 한국인"이라면서 "트럼프 행정 2기 출범을 앞두고 여러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으로 아는 것만으로도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도 검토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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