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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해외 전문가 “조류 충돌로 여객기 추락”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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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2. 30. 08:44

"랜딩기어 접힌 상태선 큰 영향 못줘"
"조류 충돌로 항공기 추락 매우 드문 일"
"속도 너무 빨라…감속장치 작동 안한 듯"
조류 충돌 드물지 않지만 대형참사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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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야간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와 관련 전문가들이 항공기에 조류가 충돌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지만,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잇달아 보도했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이 추락사고의 원인이 불확실하다며 조류 충돌이 참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사고영상을 본 독일항공 루프트한자 소속 조종사 크리스티안 베케르트는 "항공기의 감속 장치가 대부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랜딩 기어가 접혀 있는 상태에서 조류 충돌이 기어를 손상시켰을 가능성은 낮다며 "랜딩 기어를 내리지 않는 것은 극히 드물고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가이자 이탈리아 공군 아카데미 전 교수인 그레고리 알레지도 "왜 항공기가 그렇게 빠르게 (활주로에) 접근했는지, 왜 플랩(착륙시 펼쳐지는 감속장치)이 열리지 않았는지, 왜 랜딩 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에어라인 뉴스 편집자 제프리 토머스는 랜딩기어 문제는 흔히 발생한다며 "조류 충돌은 훨씬 더 자주 일어나지만, 조류 충돌만으로 항공기가 추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호주의 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리 델도 조류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새 여러 마리가 엔진에 빨려 들어갔다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엔진이 즉시 멈추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조종사들에게 반응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항공 전문가 알레지도 "조류 충돌 가능성은 있다"라며 "하지만 그 결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무안 공항 사고 직전 관제탑은 조류 충돌 경고를 발령했으며, 조종사들은 '메이데이'(Mayday)를 선언한 뒤 착륙을 시도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항공기가 실제로 새와 충돌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사고가 보통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NYT는 항공기가 야생동물과 충돌하는 사건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은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2023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23년까지 민간·군용 항공기와 야생동물의 충돌로 미국에서 76명이 사망했다. 이 중 대부분은 조류와의 충돌이었으나, FAA의 '야생동물 충돌' 정의에는 코요테, 사슴, 박쥐와의 충돌도 포함된다. 2023년 미국에서는 총 1만9603건의 야생동물 충돌이 보고됐는데 이는 하루 평균 약 54건에 달한다. 이 중 3.6%는 항공기에 손상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 제주항공 사고는 국제 항공 규정에 따라 한국이 민간 조사를 주도하고, 항공기 제조국인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고기 기종인 보잉 737-800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운항되는 항공기 중 하나로, 매우 우수한 안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최근 보잉사의 안전 위기와 관련된 MAX 변형 모델보다 훨씬 이전에 개발된 기종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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