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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 탐구] 명품업계 새 바람 일으킨 정승탄 젠테 대표, 다음 스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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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1. 05. 15:15

창립 5년만 매출액 500억 돌파
부티크 소싱 전략·기술력 강화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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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청년 사업가는 반란을 꿈꿨다.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명품패션 시장을 뒤흔들고 싶었다. 그래서 2020년 1억원 남짓의 자본금으로 창업했다. '그게 되겠냐'는 우려 속에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그러기를 4년. 그가 세운 회사는 업계 1위에 당당히 올랐다. 국내 명품패션 플랫폼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정승탄 젠테 대표(35)의 스토리다. 젠테는 정 대표가 지난 2020년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 첫해 18억원이던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섰다. 패션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超) 고속' 성장이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젠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창업 첫 해인 2020년 18억원에서 2022년 309억원, 2023년 488억원 등 전례없는 성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 결과 명품패션 분야 선발업체인 머스트잇(2011년), 발란(2015년), 트렌비(2017년)을 제치고 2023년 이후 2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젠테의 놀라운 성장 비결은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유통 플랫폼이다. 정승탄 대표는 '부티크 소싱으로만 제품을 들여온다'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상품 유통 과정에서 중간거래상을 거치지 않고 대형 부티크와 직접 협력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은 낮추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든 것. 이에 맞춰 2022년 50여 개였던 글로벌 명품 부티크 파트너는 현재 330여 개 이상으로 늘었다. 정 대표는 "부티크와 계약하기 위해 젠테 설립 초기부터 수백 개의 부티크에 명절마다 편지를 보내고 1년에 몇 번씩 현지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신뢰를 쌓았다"며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했고 부티크들이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티크 파트너만 늘린 것은 아니다. 자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인 '젠테 포레'를 구축, 해외 부티크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젠테 포레는 명품 업계의 틈새를 파고드는 시스템으로, 온라인화 비율이 현저히 낮은 현지 부티크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즉각적인 소통 툴을 만들어 유통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자체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줬다. 단순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의 기원과 디자이너의 이야기, 제품의 특징, 스타일링 방법 등을 고객에게 제공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 대표는 매출 대비 광고비를 1%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가품 0%', '부티크 100%' 라는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신뢰도도 높였다.

국내 시장 1위에 오른 정 대표이 다음 타깃은 해외 시장이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플랫폼을 공식 론칭하고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현지 언어 서비스를 갖추고 AI(인공지능)기반 자동번역, 지역별 브랜드 페이지 구축, 3D 제품 정보 제공 등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기능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올해 명품 시장 소비자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디지털 전략과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고객 충성도 제고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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