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이끌고 밸류업 계획 구체화
'글로벌사업부문' 조직 영향력 강화
車연계 라이프플랫폼·헬스케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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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임하며 '초격차 삼성화재'를 강조했던 이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초격차 2.0'을 제시했다. 올해는 삼성화재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전략, 영업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해 왔다.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이 사장이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꼽은 건 본업 경쟁력 차별화, 신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사업 본격화다.
특히 이 사장은 2030년 회사 이익의 절반을 해외 시장에서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부양을 이끌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도 올해 이 사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순이익 컨센서스는 2조1993억원(지배기업주주 지분 기준)으로 전년(1조8184억원) 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화재는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1조86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연간 실적에는 그동안 낙관적으로 가정했던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하도록 하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무난하게 2조 클럽 입성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배경이다.
이 사장은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지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초 부여받은 임기는 3년이지만, 임기가 보장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되는 구조여서 매년 성과를 내고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장기보험에서의 지속 성장과 효율개선의 선순환 구조 완성 등을 통한 본업 경쟁력 차별화를 강조했다. 올해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데다, 보험업계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저성장 위기에 직면해 있다. 2위권 경쟁사들도 추격을 거듭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올해 1등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부동의 1위지만,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내야 한다. 이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30년 회사 이익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총괄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시켰고, 독립적인 사업운영 기능을 부여했다. 글로벌 담당 조직의 영향력을 키워준 셈이다.
이 사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의지도 내보였다. 신상품 개발을 선도하는 한편, 보험 연계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고민하고 있다.
또한 카케어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들을 한 데 모아 '카 라이프(Car Life)'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모빌리티사업팀으로 변경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도 카 라이프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주가 부양 및 밸류업 방안의 구체화이기도 하다. 삼성화재는 중장기적인 목표로 주주환원율 50%를 제시해 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밸류업 공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향후 주가 부양을 이끌기 위한 구체적인 밸류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