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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공사-시행사 사업권 분쟁, 미연에 방지할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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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0. 16. 06:30

해답은 '계약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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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음 이호영 변호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켜서 천신만고 끝에 공사를 다 마쳤는데, PF대출 상환을 못해서 사업권을 빼앗긴다면?"

최근 평택의 한 물류센터 건설사업을 두고 벌어진 시행사와 시공사 간 대립은 시공사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시공사 '갑질' 아니냐는 질타를 받을 정도로 이슈가 됐다.

물류센터 PF 건설사업에서 시행사인 A사가 PF대출을 상환하지 못하자 시공사인 B사가 이를 대위변제하고 시행사 주식 6만 주를 취득한 것이 '시공사가 자금력을 앞세워 공사기간을 일부러 지연시키면서 중소기업인 시행사의 경영권을 빼앗은 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B사는 '시행사 대신 시공사가 빚을 대신 상환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시행사 대신 빚을 갚아 오히려 사업권을 지킨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B사는 2021년 경기 평택 물류센터 시공사로 선정돼 A사와 준공지연 책임을 두고 갈등하고 있었다. 예정된 준공기한은 지난해 3월이었으나 공사가 1년 가량 연기됐다는 것이다. 준공 지연에 따른 시공사와 시행사 간 분쟁은 건설업계에서는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이다. 이 경우 공사지연에 따라 '지체상금'을 두고 약정금 소송 또는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수순이다.

그런데 B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후 A사 주식에 대한 근질권을 실행(PF대출시 담보로 제공됐던 A사 주식 소유권 확보)하면서 A사 주인이 B사가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격이다.

A사는 PF 상환 실패의 원인은 전적으로 B사의 공사지연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용승인이 늦어져 임대차 계약이 불가능했고, 입주 의사를 밝혔던 화주도 공사 지연에 따라 계약 의사를 철회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B사는 시행사의 설계 변경 요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레미콘 총파업 등으로 공사가 늦어졌고, 양측이 합의로 기간을 연장했고, "시공사의 시행사 채무 대위변제는 계약서에 있는 내용이고 실제로 많이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이 사건의 잘잘못을 가릴 생각은 없다. 다만 "실제 많이 있는 일"이라고 하니 확인해봤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거래된 물류센터 17곳 중 6곳은 공사 지연, 시행사 파산 등의 사유로 시공사가 해당 물류센터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보고서는 책임준공 약정과 연대 보증으로 시공사의 채무 인수 거래가 늘고 있고 이러한 거래 형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많이 있는 일'이라는 시공사의 해명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억울한 일일 텐데, 이 같은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행사는 어떻게 하면 이처럼 억울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해답은 '계약서'에 있다.

최초에 PF 사업의 첫 삽을 뜰 때 작성되고 날인되는 수많은 계약서들, PF대출 약정서류에 싸인을 하기 전에 꼼꼼히 조항들을 검토해야 한다. 사업이 무사히 잘 진행될 경우가 아니라, 무언가 변수가 생겨서 '차주(시행사)'가 제때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조항들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똑똑한 시행사라면 시공사가 시행사(차주)의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근질권을 행사하는 조항에 대해서,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 경우에는 시공사가 대위변제를 하더라도 근질권 행사는 할 수 없다 등 세부적인 단서 조항들을 충실히 달아야 한다.

그리고 현행 PF 대출관련 금융기관의 약관이 지나치게 시행사에게 불리하게 작성된 현실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유관기관의 개선방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한 분쟁들이 상당수 법원 재판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혹시라도 이 같은 위험이 발생했다면, 또는 향후 PF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부터 철저한 법률자문을 받아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지음 이호영 변호사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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