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한복판서 650억 규모 위장 도박장 운영 조직 檢 송치

역삼동서 평범한 사무실인 척 꾸며
회원제 운영·폐쇄회로(CC)TV 감시
14개월간 철저히 은폐된 불법 카지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전경. /아시아투데이DB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평범한 사무실로 위장해 650억원 규모의 판돈이 오가는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국내 총책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씨와 함께 검거된 전문 딜러와 직원 20명은 도박장 운영 방조 혐의를, 도박에 참여한 13명은 도박 방조 혐의로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사무실을 빌려 필리핀 호텔 카지노의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며 도박장을 불법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외관은 평범한 사무실로 보이게 꾸며졌지만, 내부는 도박 테이블과 모니터를 설치해 실제 호텔 카지노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도박장에서 오간 자금은 14개월 동안 650억원에 달했으며, 경찰은 A씨의 부당 수익 2억500만원을 압수했다.

특히 A씨는 실제 호텔 카지노 출신 딜러들을 고용해 도박 칩을 관리하게 하고, 종업원들은 손님들에게 각종 식음료를 제공하며 편의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철저하게 카지노 환경을 재현했다.

이 불법 도박장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지인 추천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됐으며, 1년 2개월 동안 세 차례나 사무실 위치를 옮기며 단기 임대를 이용했다. 또 건물 외부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망을 구축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손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어 도박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특히 청소년 도박 범죄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도박 관련 범죄에 대해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