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법 대북송금 의혹’ 재판부 “이정도 재판지연 처음 봐”

기소 후 5개월 지났지만 아직도 '공판준비'
法 "지나치게 지연 중…적절하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이 대표 측에 "이정도 재판 지연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재판 단계로 넘어온 지 5개월가량이 지났지만 이 대표 측이 "아직 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고 밝힌데 따른 한탄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 등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가 이 대표 측 변호인에게 사건기록 검토 여부를 묻자, "절반 정도"라는 답이 돌아왔다. 재판부는 잠시 말이 없다가 "다른 일반적 사건과 비교해도 이 사건은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며 "통상적인 절차에 비춰보면 이렇게까지 지연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에 다음 기일인 오는 12월 17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후 정식 재판에 돌입하기로 정했다. 다음달 29일 예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2심 선고 결과를 고려해 입증계획을 준비하라고도 지시했다.

이 대표 측은 "죄송하다"면서도 "검찰은 2022년부터 사건을 파악하고 있는데, 변호인들은 공판단계부터 들어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사건 내용이 방대한 건 이해하지만, 다른 사건과 비교해도 이렇게 차이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변호사님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신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쌍방울 그룹 부회장을 시작으로 지난 2022년 10월부터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지난 6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한 시민단체가 요청한 이 대표 대북송금 재판 생중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대법원 규칙에 따라 판결 선고나 공판 또는 변론 전에 생중계할 수 있는데, 아직 공판 준비 단계라 생중계를 고려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