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경동나비엔 직원들에게 가장 큰 자부심은 무엇일까. 국가대표 보일러라는 칭호? 첨단 기술력? 아님 최근 들어 뛰고 있는 주가?
의외로 많은 직원들이 TV CF를 꼽는다. 보일러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사람들의 뇌리에 확실히 자리잡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지 않은 직원들이 "다른 건 몰라도 우리 회사 CF는 확실히 달라"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1990년대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를 필두로 2010년대 '콘덴싱이 옳았다'까지 경동나비엔의 CF는 늘 화제였다. 시부모님을 걱정하는 며느리의 대사로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가 하면, 선한 인상의 배우 유지태를 앞세워 친환경 콘덴싱보일러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의외로 경동나비엔에 '마케팅 강자', 'CF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2023년 7년 간 대표 모델을 맡아왔던 배우 유지태 씨 대신 강렬한 카리스마와 귀여운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배우 마동석 씨를 TV CF 모델로 새로 발탁했다. 당시 마 씨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도시와 같은 영화가 계속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엔 모델 기용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한다. 같은 시기 마 씨가 중국 쇼핑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델로도 활동하면서, 이미지 중복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시장에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경동나비엔의 마케팅 전략과 배우 마 씨의 해결사 이미지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또한, 경동나비엔의 친환경·해외진출 등이 부각되면서 마 씨의 이미지와 상승 효과도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동석 효과 덕분일까.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3분기 내수 매출은 2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최근 보일러업계 라이벌인 귀뚜라미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강경한 이미지를 밀고 있는 만큼, 배우 마동석 씨의 강한 이미지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는 올해도 경동나비엔이 선보일 새로운 광고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SK매직으로부터 주방조리기기 영업권을 인수한 뒤, 3월 새롭게 '나비엔 매직' 브랜드 론칭도 앞두고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주방기기 시장에서의 새로운 출발과 공기질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이다"며 "새로운 변화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