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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보를 위해...인조이 ‘죽음’ 연구소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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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4. 07. 16:52

아사, 교통사고, 수면 부족...인류 발전 위한 인조이 죽음 연구소
오늘의 주인공 도널트 트럼프씨, 앞으로 닥칠 운명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다. /인게임 캡처
죽음은 현실이다. 그리 멀지도 않고, 어렵지도 쉽지도 않고 그저 곁에 있을 뿐이다. 병에 걸려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하기도 하고, 정체불명의 음식을 먹어보고, 신체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많은 죽음이 있었지만 이와 함께 인류는 발전했다.

인생 시뮬레이션 선배인 심즈 시리즈에서도 다양한 유저들이 온갖 죽음을 연구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사이코패스로 몰았지만 사실은 만인의 복지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위대한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죽음이 규명된 심즈와 달리 아직 인조이 세계의 죽음은 미개척 상태다. 인조이 김형준 PD는 게임 내에 16가지 죽음의 형태가 있다고 밝혔다. 과연 조이들이 어떤 극한 상황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에 쌓인 16개 죽음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나섰다.

바깥과 연결되는 문을 모두 없애준다. /인게임 캡처
가장 먼저 생각난 실험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게임을 하다 욕구만 조금만 떨어져도 상사 고양이가 재촉하는 탓에 욕구의 중요성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죽음은 '아사'다. 밥을 조금만 굶어도 조이의 힘이 떨어지는 만큼 효과가 확실하다고 봤다. 화장실이나 침대 등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주방에 가지고 못 하게 방문을 닫고 며칠씩 시간을 보냈다.

첫 번째 죽음은 쉽다. 밥만 주지 않으면 된다. /인게임 캡처
점차 기운이 빠지며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왔지만 감금을 계속 이어간 덕에 쉽게 '퍼스트 블러드'를 따냈다.

집에 있는 침대와 의자를 모두 치우니 잠을 못 잔다. /인게임 캡처
다음은 수면이었다. 인조이에서는 의자와 침대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다. 선택한 도시가 미국 배경이라 그런지 몰라도 좌식 생활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 모양이다.
다른건 몰라도 잠은 필수다. /인게임 캡처
이 역시 식욕과 비슷하게 의자와 침대를 싹 치우고 방에 가둬두면 얼마 가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다. 수면 부족은 역시 만병의 근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수면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된다.

사회적 인정과 욕구가 결핍된 조이의 마지막 모습. /인게임 캡처
조이를 방에 가두다 보니 예상치 못한 죽음도 찾아왔다. 방에 갇히면 기본적인 욕구와 함께 타인과의 소통도 제한되는데, 사회적인 욕구와 인정에 대한 결핍도 죽음과 큰 연관이 있다.

뒷맛이 찝찝했던 죽음. /인게임 캡처
버티지 못한 조이는 방을 나갈 방법도 없는데 가출을 하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가출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뒤에 숨은 진의를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인조이의 죽음 중에서 가장 뒷맛이 찝찝한 결과다.

차에 치어도 몸은 멀쩡하다. 오히려 차가 걱정될 정도. /인게임 캡처
교통사고도 도전해 봤다. 차가 돌아다니는 도로에 몸을 던져봐도 살짝 주춤하기만 할 뿐 조이는 멀쩡하다. 죽을 수 없다면 죽이겠다는 마음으로 도로에 돌아다니는 사람을 치어 봐도 아무런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 조이들은 사이어인이라도 되는가?

사람을 치어도 멀쩡하다. /인게임 캡처
50번 넘게 사람을 치고, 치이기까지 했는데 죽지 않아서 교통사고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 외에도 가전 도구를 고치다가 감전당해 죽거나, 불이 났을 때 직접 불을 끄다가 죽는 경우, 상한 음식을 넘어 식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 구현하기는 어려웠다. 상한 음식 한두 번 먹어도 죽지 않고, 불이 났을 때 직접 끄려고 해도 소방관이 정말 빠르게 도착해 집을 구해준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지쳐 자연사를 기대하며 노인을 방치해봤다. 건강한 삶을 살다가는 수명이 늘어날 위험이 있어 공과금도 내지 않았다. 운이 좋으면 고독사도 기대해 봤다. 수도 및 전기도 끊기고 노인이라 직장도 구할 수 없다. 이 상태라면 어떤 죽음을 만나게 될까.

공과금 때문에 전기와 수도가 끊겨도 잘 먹고 잘 산다. /인게임 캡처
그런데 인조이에서는 재산이 압류되면 수도 전기 공급이 재개된다. 가져가는 공과금도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집도 그대로다. 결국 손 하나 안 대고 방치하면 영양실조로 사망한다. 자연사에 괜히 호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니다. 자연사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10시간가량 다양한 죽음에 도전했으나 모두 체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조이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죽음이 많다. 조이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죽음에 대한 실마리가 보인다면 주저 없이 도전하기를 부탁한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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