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반도체에 오히려 호재" vs "스마트폰 출하, 관세유예 종료 후 둔화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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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종가 5만3000원 대비 6.42% 상승해 5만6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1% 급등하며 18만3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장비주인 한미반도체는 10.59%, 한화비전은 15.79% 급등했다. 반도체 주요주들을 한데 모은 KRX반도체 지수는 이 날 7.94% 급등해 코스피 지수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미국 현지시간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90일 유예 발표로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된데 더해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12% 넘게 급등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되살아난 결과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업황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전일 발표한 1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서버용 DRAM 출하 확대와 갤럭시S25 시리즈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조7000억원 내외로 시장 추정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다.
증권가에서는 관세가 반도체 업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주형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관세 유예로 인해 글로벌 고객사들이 향후 수급 불안에 대비해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실제 수요 이상의 출하 증가가 나타나며 1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조정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DRAM과 NAND 재고는 낮지만, 실제 수요 회복세는 아직 미진하다"며 "서버·스마트폰 출하가 관세 유예 종료 이후 다시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