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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3대 전략’ 효과… 하나은행, 리딩뱅크 탈환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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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4. 10. 18:04

인력 충원·시스템 강화·사내 문화화
지난해 금융사고 5건… 업계 '최저'
감사 항목·대상 늘려 모니터링 강화
일회성 비용 '제로' 실적개선 기대도
하나은행의 철저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인력 확충,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직원 윤리의식 강화를 골자로 하는 '3대 전략'이 적중하며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렀던 타 은행과 달리 낮은 금융사고 발생건수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 상시감시 대상을 확대하고, 영업점 자체 감사 항목을 늘려 엄격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는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탈환 가능성도 높인다. 철저한 내부통제로 일회성 비용을 억제하고 있는 데다, 고객 신뢰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은행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횡령·배임 등으로 5대 시중은행에서만 50건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전년(19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건수로 보면 NH농협은행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B국민은행 13건, 우리은행 11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5건이었다. 피해 규모도 상당했다. KB국민은행이 694억원으로 사고 피해액이 가장 컸고,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453억원, 383억원에 달했다.

금융사고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하나은행은 큰 잡음이 없었다. 금융사고 발생이 적었던 데다, 상대적으로 피해액 규모도 80억원 수준이었다. 10억원 이상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도 최근 3년간 1차례(작년 8월)에 불과했다. 피해액 회수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피해액 80억원 중 71억원을 회수하며 88.7%의 회수율을 기록, 타 시중은행의 회수율(0.5~12%)을 크게 웃돌았다.

금융사고 관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었던 배경엔 하나은행의 3대 전략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준법 인력 충원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사내 문화로의 이식 등을 통해 적극적인 내부통제 강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로 아픔을 겪은 이후, 소비자보호 중심의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준법감시 인력을 대폭 늘렸다. 지난 한 해 동안 실질적인 준법 감시를 전담하는 준법감시인력을 25명 충원했는데, KB국민은행(34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체 임직원 대비 준법감시인력 비율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0.82%를 기록, 금감원의 권고치인 0.8%를 1년 일찍이 조기 달성했다. 특히 올해 초 책무구조도 시행에 대비해 준법지원부 정규 부서로 '책무총괄관리팀'을 신설, 관리 시스템과 매뉴얼을 마련하기도 했다.

내부통제망도 촘촘하게 구성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가족대출 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혹시 모를 가족·친인척 연루 부당대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준법·부패방지 시스템도 지속 고도화에 나선다. 지난해 말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후관리 심사를 통과하면서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준법 경영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내 문화에 내부통제를 이식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전 임직원들에게 직업윤리와 직장 내 매너 등 실제 업무와 관련된 사례를 담은 '워크에식북(work ethic book)'을 배포했다. 지난해 내부통제와 윤리강령 관련 사례집을 제작했던 행보의 연장선이다. 쇼츠 형식 웹드라마와 찾아가는 교육 및 비대면 퀴즈 등 직원 대상 윤리교육도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내부통제를 주제로 한 퀴즈 이벤트를 개최한다.

올해 바통을 이어받은 이호성 행장은 내부통제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각오다. 상반기까지 지점감사·상시감사 시스템을 전면 고도화해 영업점 단위로 사고위험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자금관리와 명령휴가, 직무분리 현황 모니터링 강화 등 다양한 혁신방안을 반영하기로 했다. 금융사고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더욱 뚜렷이 한 셈이다. 내부통제 강화는 하나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 은행의 실적 차이가 크지 않은데, 금융사고 등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일회성 요인 여부가 리딩뱅크의 향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본격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점검을 통해 임직원의 책임의식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한 윤리 및 법규준수 문화를 바탕으로 직업윤리와 준법을 강조하는 조직문화 형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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