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목표치 설정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 영향
분기말 부실채권 상각에 카드론 잔액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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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원으로 전월 말(42조9888억원) 대비 6168억원 감소했다. 지난 2월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카드론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카드론 잔액 감소는 올해부터 시행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내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가계부채 규모와 리스크 수준을 금융권이 스스로 관리하는 기조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쏠림이나 중단없는 여신 공급을 위해 월별·분기별 기준을 마련해 관리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에 3~5% 수준의 가계부채 목표치를 설정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카드론 등의 취급을 보수적으로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상각한 점도 카드론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사들은 통상적으로 3월과 6월, 9월, 12월 등 매 분기 말에 부실채권을 상각하곤 한다. 이에 따라 분기 말에는 가계부채 총량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카드사들이 지난달 부실채권을 상각한 여파로 카드론 잔액도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카드론 뿐만 아니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대환대출,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등도 감소했다. 지난달 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7104억원으로 전월 말(6조7440억원)보다 336억원 감소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하면서 '돌려막기'하는 대환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1조3762억원으로 전월 말(1조6844억원)보다 308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613억원에서 6조8787억원으로 1826억원 감소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 대출은 은행 대출과 다르게 신용카드 사용자가 별도의 담보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로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면서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
카드론의 주 이용자는 은행 등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다중채무자이거나 중·저신용자여서 돈을 제 때 갚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체율 상승 우려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 상각과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면서 카드론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