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가 고객 동의 없이 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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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캡처 |
미슐랭 2스타를 보유한 서울 강남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최근 한 고객의 와인 서비스 관련 불만 제기로 논란이다.
해당 고객은 지난달 12일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후기로 사진과 글을 남겼다.
이 고객은 후기를 통해 "음식과 분위기는 좋았으나, 담당 소믈리에의 서비스가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콜키지를 하려고 '1996 Cheval Blanc(슈발 블랑)' 90만원 상당의 와인을 직접 가져갔는데 소믈리에가 개봉하며 100ml 가량을 말도없이 따라갔다"고 주장했다.
또 “아까 따라간 한잔은 어떻게 했냐고 묻자 나중에 마셔보려고 막아놨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하는데 무슨 상황인지 어이가 없었다"며 "다시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경험이라 생각해 후기를 남긴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개봉시에 소믈리에가 10~20ml 따라 마시는 건 알고 있으나 한잔을 따라가는 게 말이 되냐"며 "콜키지 비용으로 10만원을 따로 받아가면서 양해도 없이 저러는 건 어느 레스토랑에서 가능한가? 기본적인 소믈리에 교육부터 철저히 해달라"고 일침했다.
소믈리에는 일반적으로 오픈 직후 와인의 변질 여부 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0~20ml 수준의 소량을 테이스팅용으로 따라 마신다. 다만 100ml는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벗어난 양으로, 사전 양해 없이 이루어진 행위에 대해 ‘미슐랭 스타에 걸맞지 않는 서비스’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후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관행이라도 허가는 구해야 하는데 '땡잡았다'는 식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와인하나 따주고 12만원 챙겨간 셈", "와인을 잘 보관해도 변질되는 경우가 있어 육안으로, 향으로, 맛으로 확인 후 서빙하는데 맛보기 정도로 100ml면 선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레스토랑은 국내를 대표하는 미슐랭 레스토랑 중 하나로 한국형 파인 다이닝 문화를 선도해 온 상징적인 식당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제기된 이번 논란은 고객 서비스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소믈리에 에티켓’과 업장의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가의 와인을 반입해 콜키지 비용을 지불한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별도의 안내나 동의 없이 이뤄진 과도한 시음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사례로 평가된다.
미슐랭 가이드는 단지 요리의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위기, 일관된 고객 경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파인 다이닝에 있어 소믈리에의 서비스는 단순한 부가 요소가 아닌, 경험의 핵심 축이다.
최근 국내 여러 식당이 '미슐랭 스타'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미식 수준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는 흐름 속에 놓여 국내 미식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이번 논란은 ‘미슐랭의 이름’과 ‘서비스 품격’ 사이의 괴리에 대해 다시금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