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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 데이터센터 건설에 연 ‘33만명분 물’ 소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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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7. 16. 15:01

19개 신규 센터 건설 신청
매년 1만9000ML 식수 필요
호주 전력 소비량의 5%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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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AI데이터센터/연합뉴스, 광주시 제공.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서부 지역에 건설을 신청한 데이터 센터들이 연간 수십만명의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되면서, 물 부족과 주택 공급 제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주 ABC뉴스는 지난 15일 총 19개에 달하는 신규 데이터 센터 유지에 매년 약 1만9000메가리터(ML)의 식수가 필요할 것이며, 이는 지난해 기준 멜버른 주민 33만명이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나이트 프랭크의 '2025년 글로벌 데이터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최고의 데이터 센터 투자처로 선정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멜버른을 풍부한 전력과 토지 가용성을 근거 삼아 핵심 허브로 지목했으며, 시드니에 비해 데이터 센터 신청 승인에 대한 '더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토리아주는 이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데이터 센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달에는 주 정부와 기술 기업 넥스트DC가 1억8000만 호주달러(약 1630억원)를 공동 투자해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 센터는 서버 냉각을 위해 막대한 양의 물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는 세계 5대 데이터 센터 허브 중 하나로, 전국에 214개의 데이터 센터가 운영 중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호주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5%를 차지하며, 이 수치는 2030년까지 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셀린 고든 호주 RMIT 대학교 지속 가능성 분야 교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붐 속에서 데이터 센터에 대한 엄격한 지속 가능성 표준 적용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고든 교수는 데이터 센터가 재활용수나 비식수를 사용해야 하며, 큰 면적을 차지하는 특성상 빗물 집수, 저장 및 사용을 위한 시설물 추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물 공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추가로 데이터 센터를 유치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론웬 클라크 전국성장지역연합 대표는 시드니 맥쿼리 파크에서 데이터 센터들이 지역 물 공급에 부담을 줘 수천채의 신규 주택 건설이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 공급에 필요한 인프라 그리고 현재 호주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주거 개발보다 데이터 센터 유치를 우선으로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물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높은 에너지 소비로 인해 지속 가능한 옵션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물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약 280기가리터(GL)의 초과 유출수를 모을 수 있는 빗물 집수장 건설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빅토리아 주정부 대변인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지원을 위해 데이터 센터 투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물과 에너지 자원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모든 데이터 센터에는 서로 다른 물과 에너지 요구 사항이 있으며, 기업들은 에너지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며 "여기에는 새로운 냉각 기술과 더 스마트한 소프트웨어를 채택해 전반적으로 에너지와 물을 덜 사용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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