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DL 저가거래로 여천NCC 추징금 부담”…부도위기 책임 공방

"1000억원 법인세 중 96%은 DL 책임"
여천NCC 자금 지원 동참 촉구

여천NCC 에틸렌 공장 전경./여천NCC

한화그룹이 DL그룹의 과거 저가 거래 관행을 문제 삼으며, 부도 위기에 놓인 합작사 여천NCC의 정상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DL이 전날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며 자금 지원 통로가 열렸지만, 사태의 책임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한화는 입장문을 통해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여천NCC가 에틸렌·C4R1 등 제품을 시장가보다 낮게 공급해 1,006억 원의 법인세 등을 추징받았다"며 "이 중 96%인 962억 원이 DL과의 거래에서 발생했고 한화와의 거래 비중은 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에틸렌 489억 원, C4R1 361억 원, 이소부탄 97억 원, 기타 15억 원의 추징금이 DL 거래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국세청이 DL의 부당이익 취득을 인정했다고 주장하며 "한화는 처분 결과를 수용했고, 자사 거래 조건도 시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원료 공급 계약 협상에서도 "시장 가격을 반영해야 하지만 DL은 시세 대비 저가로 20년 장기계약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간 여천NCC의 이익을 흡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이 같은 조건이 유지되면 여천NCC는 또다시 과세 위험에 노출돼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주주사로서 책임을 다해 자금 지원에 동참하고, 임직원과 지역사회, 업계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 검증을 통한 계약 적정성 평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