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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비료 사고 애들 학원 보낼래요”… 전북 장수, 농어촌 기본소득 기대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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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2. 26. 17:41

26일 전북 장수군 첫 지급 현장 가보니
주민 대상 매월 15만원 지역상품권 지급
소상공인 및 농업인 등 지역활력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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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뒷줄 가운데)이 26일 전북 장수군을 방문해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 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으로 지역 특산물에 대한 소비심리가 커질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판로 확대 등을 기대 중입니다." (김판종 따부푸드 대표)

26일 전북 장수군 장수읍에 위치한 장수군청 일대는 '농어촌 기본소득' 첫 지급에 맞춘 기념행사로 북적였다. 군 내에서 가공식품·농산물·잡화 등을 판매 중인 주민들은 부스를 마련하고, 본인 가게가 기본소득 사용처임을 홍보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인구소멸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 상당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부터 2년간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경북 영양군, 경남 남해군, 전북 순창·장수군, 전남 곡성·신안군, 충북 옥천군, 충남 청양군 등 10곳에서 시범 실시된다.

사용처는 지난해 지급됐던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마찬가지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업소다. 사용기한은 읍 주민의 경우 3개월로 설정됐다. 면 거주민은 6개월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판종·김민주(39) 부부는 기본소득 지급을 통한 소비 확대 가능성을 높게 예상했다. 이들은 장수군에서 토마토즙 등 가공식품 판매기업 '따부푸드'를 운영 중이다.

김판종 대표는 "기존에는 토마토즙 등 제품을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었다"며 "기본소득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소비심리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오프라인 직접 판매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대표는 "장수군처럼 인구소멸지역은 내수만으로 소비가 돌아가는데 한계가 있다"며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이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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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민이 26일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내역을 확인하고 있다. /정영록 기자
장수군은 지난해 12월 시범사업 대상지에 선정된 뒤 사용처 확보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일례로 군청 인근에 마련된 복합문화시설 '어울림센터'에 푸드코트를 마련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에 나섰다.

푸드코트 입점 업체는 '어울림카페', '어울림푸드', '마닐라키친' 등 3곳으로 모두 장수군민이 운영 중이다. 어울림카페와 어울림푸드 대표는 모녀지간으로 기본소득을 통한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정민 어울림카페 대표는 "기본소득 지급 규모가 적지 않기 때문에 (자영업자 입장에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보다 월 매출이 2배 정도 늘어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기본소득 사용에 맞춰서 메뉴도 다양화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기본소득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도 경영비 부담 완화 등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귀농 2년차 청년농업인 안태환(41)씨는 "기본소득은 매달 필요한 농약이나 비료 등 농자재를 구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현재 운영 중인 스마트팜 매출과도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 측면에서는 자녀 학원비 등을 결제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현재 아이들이 예체능 학원만 다니고 있는데 교과학원을 추가할지 (아내와) 얘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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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청 일대에 마련된 '농어촌 기본소득' 홍보 판매부스. /정영록 기자
농식품부는 기본소득이 소비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용처는 제한을 뒀다. 읍 거주자의 경우 군내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주유소와 편의점에서는 최대 5만원까지 사용 가능하다.

면 주민은 지역 내 모든 면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다. 읍과 생활권이 묶인 경우 병원·안경원·약국·영화관·학원 등 '읍 중심 5개 업종'을 비롯해 모든 주유소·편의점, 하나로마트(면 소재)에서 합산 5만원까지 쓸 수 있다.

읍과 별개 생활권인 면 거주자는 5개 업종에 대한 한도가 없다. 주유소·편의점, 하나로마트(면 소재)에 대해서만 5만원 상한이 설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본소득 시범사업 취지는 지역의 자발적 순환 경제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일부 (사용처 제한 관련)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편을 감수하고 군·읍·면이 경제 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같은날 장수군청을 방문해 기본소득이 가져다 줄 지역 활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 장관은 "작은 돈이지만 지역 안에서 소비가 돌아갈 수 있도록 영역을 만들어주면 청년이 창업해볼 수 있고, 뭔가 (인프라가) 생기면 주민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청년이 또 들어오는 등 순환이 되면 농촌이 소멸위험을 극복하고 활력을 찾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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