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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스튜어드십 코드, 중장기적 가치 올리는 도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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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05. 17:57

권용수 건국대 KU글로컬혁신대학 교수
권용수 건국대 KU글로컬혁신대학 교수
기업은 장기적으로 그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실은 주주를 비롯해 채권자, 근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 전반의 이익이 높아져야 한다.

최근 상법 개정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일반주주 측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것은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 공동의 이익 도모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다만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구조적으로 증대시키고 주주 중심적 사고를 강화한 면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관여 활동을 핵심 요소로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이하 '코드')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이 논의가 '주주'라는 틀을 넘지 못하면 주주 중심적 사고가 너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기업을 둘러싼 채권자, 근로자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긴장 관계를 형성할 여지가 있다. 이 점에서 코드 논의 방향 설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코드는 단순히 주주의 이익 확대를 목표하는 것이 아니다. 건설적인 대화와 같은 관여 활동을 통해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와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고, 그것을 통해 고객·최종수익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탁자 책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코드의 존재 의의이기도 하다. 만약 기관투자자가 눈앞의 성과에만 관심을 두고 행동한다든지, 자신 또는 고객의 단기적 이익만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은 코드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것은 코드를 준수한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기관투자가가 눈앞의 성과에만 집중하거나 공시자료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대화부터 임하는 예가 심심찮게 목격된다. 기업도 특정 의안의 찬성을 끌어내거나 대화 실적만 생각하고 대화에 나서는 예가 있다. 이것은 코드의 의의와 목적을 제대로 인식·공유하지 못한 결과이고, 단순히 대화 등 관여 활동만을 강조한 탓이라 여겨진다.

코드가 현재 이행되는 모습을 본다면, 기관투자자의 관여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논의의 주가 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선은 코드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시키고, 이를 공유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코드의 핵심 요소인 건설적인 대화 등 관여 활동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관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점검하고, 그것을 토대로 점진적으로 관여 활동을 강화해도 늦지 않다.

우리가 성공 사례로 드는 일본판 코드에서는 기관투자자가 무엇을 의식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거듭 강조하고, 건설적인 대화 등 관여 활동을 뒷받침하는 법 생태계 조성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예컨대 제정 코드에서 스튜어드십 책임을 정의하였고, 2020년 3월 2차 코드 개정에서 기관투자자가 관여 활동 시에 의식해야 할 점을 한층 더 구체화하였다.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와 지속적 성장'이라는 코드의 목적을 의식해야 하고, ESG 요소를 포함한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협력적 관여 활동 등 기관투자자의 특정 활동을 권고하기보다는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대화 가이드라인 마련, 기관투자자의 주식 보유 상황 설명 등 법 생태계 조성에 더 신경을 썼다. 일본판 코드 개정 과정을 보면 알겠지만, 지난해 6월 3차 코드 개정에서도 협력적 관여 활동은 필수적 요소로 권고하지 않았다. 이것이 때에 따라서 유익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정도를 지적하였다.

우리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실현하고, 그 과실을 주주와 이해관계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코드 논의가 기관투자자의 관여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적절한지, 아니면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와 지속적 성장에 이바지하는 관여 활동 정립 방향으로 가는 게 적절한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기업과 주주 어느 일방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권용수 건국대 KU글로컬혁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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