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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20%제한’ 암초 만난 미래에셋, 코빗 인수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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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6. 03. 05. 19:33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20%제한 파장
1335억 어치 주식매매계약 체결했지만
'지분율 발목' 유예기간 내 인수 고심
박현주 회장 산하 지배구조 보유 여전
업비트 운영 두나무와 '형평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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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최대 20%로 제한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코빗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대주주(오너)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룰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앞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위인 코빗 지분 92%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인수 주체는 비금융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인수 주체가 된 이유는 '금가 분리'때문이다. '금가분리'는 전통적인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2017년부터 정부가 행정지도하고 있는 규제다. 은행이 비금융회사의 지분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금산분리'와 유사하지만, 행정지도라는 측면에서 강제성은 낮다. 현재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주식 92.06%를 1335억원에 취득하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문제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최대주주가 박현주 회장이라는 점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의 최대주주고 48.49%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아내인 김미경씨가 10.15%, 박 회장의 자녀들인 박하민·은민·준범씨가 8.19% 등을 보유하고 있어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 단순 지분은 86.54%에 달한다.

미래에셋 측은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계획대로 지분 인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시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2%를 향후 다른 계열사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비금융회사라 인수 주체가 되긴 했지만, 박 회장 등 오너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인만큼 다른 계열사로 넘겨주겠다는 취지다. 대주주 영향력을 줄이는 동시에 사업 확장을 꾀하는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향후 금가분리 원칙이 없어진다면 코빗을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에 편입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은 금융위의 합병 승인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승인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디지털자산법 관련해서도 대주주 지분 20% 제한 룰이 즉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반영된 의견이다. 정부는 현재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최대 20%로 제한할 예정인데,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빗썸과 업비트에 대해선 3년내 지분 정리를, 그 외에 점유율이 낮은 코빗과 코인원은 6년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측은 코빗 지분을 92% 승인받더라도 72% 지분은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70%가 넘는 지분을 다른 기업들에 매각하는 것 또한 어려워보인다. 이에 미래에셋 측은 유예기간동안 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풀어진다는 가정하에 증권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선 코빗 인수가 성사된다는 가정하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STO(토큰증권)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다른 디지털자산 거래소와의 형평성 문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25.52%를 보유 중이고,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를 보유 중이라 당장 3년내 20%규제로 인해 지분을 팔아야 한다. 대주주가 거래소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거래소 운영에 있어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20%룰을 적용했는데, 미래에셋의 계획대로라면 박 회장의 영향력 산하에 있는 계열사가 사실상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박 회장→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취지대로라면 디지털 자산 거래소는 준금융기관으로서 대주주의 영향력이 없어야 하고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해선 안된다. 투자자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고 해당 자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에서 특정 개인의 영향력이 미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컨설팅 관계자는 "현재 입법 진행 과정으로 알고 있다"면서 "향후 법안이 확정되면 취지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컨설팅은 '본건 거래 계약상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 또는 면제되는 날 로부터 7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간 합의한 날'을 지분 취득일로 명시했다. 관련 법률에 따라 계약이 변경될 수 있다는 기타 사항도 공시했다. 실제 지분 취득까진 국회 결정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이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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