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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방역 임무’ WHO 직원들, 콩고 여성 성폭행·낙태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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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9. 29. 14:14

WHO Pandemic Probe <YONHAP NO-6298> (AP)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파견 및 현지 고용한 직원들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사진=AP 연합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파견 및 현지 고용한 직원들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2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WHO의 독립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018~2020년 에볼라 바이러스의 대응 업무를 수행했던 기관 및 단체 직원 83명은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21명은 WHO 직원으로, 대부분 단기고용직이었으며 WHO는 아직까지 고용을 유지하고 있던 4명과의 계약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총 9건의 성폭행 혐의를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피해 여성들 가운데는 성폭행 과정에서 피임 기구를 사용하지 않아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사례도 있었다. 또 일부는 강제로 낙태 시술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여성 중에는 13세 소녀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WHO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지급과 이들이 적절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친자관계 확인을 위한 DNA 검사를 지원하라고 권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UN에 있어 “어두운 날”이라며 보고서는 “매우 끔찍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들에 대해 “봉사와 보호의 책임이 있는 WHO의 직원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사죄 드린다”고 전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가해 직원 4명을 해고했으며 2명은 휴직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가해 직원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콩고에서 여성에 대한 성착취에 대응하기 위해 활동하는 여성 단체 UCOFEM의 줄리 론도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을 처벌한 WHO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WHO는 성폭행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여성과 원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배상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퀸 메리대학의 소피 하만 교수는 “현재까지 적발된 가해자들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례가 나올 수 있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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