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서울시 동부간선 지하화 특혜의혹에 이어 형평성 논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00315010009244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0. 03. 16. 00:00

위례신사선 공사, 최초제안자 GS건설 가산점 1%뿐
5개사 입찰경쟁까지, 형평성 논란
"민자사업 단독입찰, 통행료 비싸져"
서울시 "재입찰 없다"
1216_서울동부간선
서울시가 약 1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최초제안자 가산점 특혜의혹에 이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진행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노원구 월릉IC에서 강남구 영동대로 10.4㎞ 구간에 대심도 4차로 도로터널을 짓는 공사다. 서울시는 민자투자사업의 최초제안자인 대우건설에 우대점수비율(가산점)을 3%로 책정했다.

15일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시의 가산점 3%가 이와 비슷한 규모의 사업과 비교하면 과다하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과 관련 가산점 3%와 강화된 시공실적 등으로 사실상 대우건설이 단독입찰토록 해 과거 서울시 철도국장의 전관로비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우건설이 최초제안자로 고생해서 가산점 3%를 부과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직전 유사사업으로 거론되는 민자사업은 서울시의 위례신사선 공사사업으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보다 불과 3개월 전에 진행됐다.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강남구 신사동을 잇는 이 공사는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GS건설은 당시 최초제안자로 1%의 가산점을 받았다. 가산점 3%와 강화된 시공실적 기준 등으로 사실상 다른 건설사 경쟁을 어렵게 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과 달리 위례신사선은 5개사가 경쟁입찰을 벌였다. GS건설은 당시 가산점 1%에도 경쟁이 치열해지자 공사금액을 2000억원까지 내려 최종 입찰에 낙점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민자사업 활성화 방향에 따라 상향된 가산점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최초제안자 가산점 상향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간투자 방식을 활성화하는 방향에 맞는 정책 전환이라는 데는 이견은 없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자사업에 대해 최초제안자의 역할이 크다.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있어서 정부 재정만으로는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건설산업계도 민자산업 활성화를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위례신사선 사업 GS건설 가산점보다 3배…“시장경쟁 무력화, 결국 시민들 피해”
하지만 건설업계와 공학 전문가들은 정부 방향이 3개월 만에 바뀌었다고 해도 기존보다 3배나 되는 가산점이 부과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민자사업이 경쟁방식이 아닌 최초제안자의 단독입찰이 되면 시장 경쟁이 저하돼 오히려 통행료 등이 올라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찬우 한국터널환경학회 부회장은 “유사사업과 3배나 차이나는 가산점을 부과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서울시가 대우건설이 고생해서 3%를 줬다는데 그것이 어떤 기준이고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고 시장 경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업은 사업자의 운영권한이 30년인데, 민자사업은 투입된 공사비를 통행료로 나눠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내는 통행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꼬 지적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치열한 수주전에서 1%의 평가 차이는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큰 변수”라며 “보통 최초제안자는 1% 가산점을 받는데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을 내리거나 설계수준을 높인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월 발표한 ‘민간투자사업 협약수익률 결정요인 분석’에서도 최초제안자 우대점수 현실화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최초 제안자가 우대점수를 많이 받게 되면 다른 사업주들이 참여할 수 없어 경쟁을 제한하게 돼 협약수익률을 낮출 요인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대신 탈락자에 제안비용을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같은 특혜의혹은 서울시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공공사 수주에도 대우건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우건설이 그 쪽 노선을 잇고 싶은 거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마지막 구간인 영동대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공공사’ 구간과 연계된다. 이 사업은 영동대로를 지나는 9호선 봉은사역~2호선 삼성역까지 연장 630m, 폭 70m, 깊이 51m(지하6층)로 건축 연면적 약 16만㎡로 국내 지하공간 개발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에 서울시 공공공사 최대어로 꼽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추정 공사금액으로 거론되는 것만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뜨겁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공공사 수주에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입찰공고를 다시 해야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재입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