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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EU·미국 ‘히잡시위’ 탄압 이란 혁명수비대 등 추가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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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1. 24. 15:23

이란, 반정부 인사 잇단 사형 집행…서방과 갈등 심화
EU-FOREIGN/IRAN-PROTEST
EU(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2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EU(유럽연합)가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가혹하게 진압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부대 등 19개 기관을 추가 제재했다. 영국과 미국도 잇달아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인권 탄압 문제를 놓고 서방과 이란 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EU 27개 회원국은 2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연 외무장관회의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소속 부대 등 19개 기관, 18명의 인사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추가 제재는 이란혁명수비대의 특정 부대와 고위층을 겨냥한 것으로 제재 대상은 EU 입국이 금지되며, EU 내 보유한 자산이 동결될 수 있다.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스웨덴은 이번 제재가 히잡 시위로 불리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의 탄압을 주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조직인 바시지 민병대는 지난해 9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 진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EU 회원국은 이란 혁명수비대 전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EU는 일단 법원에서 테러 혐의가 유죄라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도 이날 혁명수비대 협동재단과 재단의 이사 5명, 이란 정보보안부 부장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4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협동재단은 각종 투자와 사업을 관리하며 얻은 이익으로 수비대의 해외 군사 활동을 지원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다. 미국은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며 지난해 9월부터 이번까지 총 9번의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영국도 이날 아마드 페즐리안 이란 검찰 부총장 등 고위직 인사 5명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부 장관은 "오늘 제재를 받은 사람들은 이란 국민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이란 정권의 핵심에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란 당국의 폭력 진압으로 50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고 1만8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 당국은 앞서 반정부 시위 참여자와 영국·이란 이중국적자인 전 국방부 차관 등에 대해 사형을 잇달아 집행해 적절한 절차 없이 자의적 기준에 따른 인권 탄압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이로 인해 서방 국가들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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